벌금 30만원이 억울해 행정심판?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벌금 30만원이 억울해 행정심판?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법원 약식명령에 '행정심판' 청구…'7일의 기회' 날려버린 안타까운 사연

폭행 혐의로 벌금 약식명령을 받은 시민이 불복 절차를 오인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가 구제 기회를 놓쳤다./ AI 생성 이미지
폭행 혐의로 부과된 벌금 30만 원이 억울하다며 행정심판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다가 구제받을 유일한 기회를 놓친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원의 약식명령은 '행정처분'이 아닌 '형사재판'이므로, 7일 이내에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만 다툴 수 있다. 절차를 몰라 소중한 권리를 잃은 시민의 하소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벌금 30만원, 너무 억울합니다"...그러나 문을 잘못 두드렸다
폭행 혐의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씨. 그는 이 결정이 부당하다고 느껴 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 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지난 12월 19일자로 발송된 '재결기간 연장' 통지서 한 장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위원회에 문의했지만 "정확한 일정을 알 수 없다", "받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답변만 들려왔다.
A씨는 "굉장히 답답하고 허무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처음부터 문을 잘못 두드렸다고 지적한다. 법원의 약식명령은 행정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행정심판' 아닌 '정식재판'…운명의 7일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약식명령과 관련된 사건은 행정심판의 대상이 아니라 법원에서 다뤄야 할 형사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며 "행정심판위원회는 형사사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려면 행정기관이 아닌 법원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불복 절차는 바로 '정식재판 청구'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법원의 약식명령에 대해 불복이 있을 경우 약식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7일은 불변기간으로, 단 하루라도 넘기면 불복할 권리가 사라진다. A씨가 행정심판 절차를 밟는 동안,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린 셈이다.
이미 확정된 벌금, 남은 길은 '재심'뿐?
결국 A씨가 제기한 행정심판은 '심판 대상이 아닌 부적법한 청구'라는 이유로 '각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씨가 받은 재결기간 연장 통지 역시, 실질적인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할 없는 사건에 대한 행정 절차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정식재판 청구 기간을 놓친 A씨의 약식명령은 이미 확정되어 벌금 30만 원은 되돌릴 수 없는 '전과'로 남게 됐다.
전문가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되는 '재심' 청구를 검토해볼 수 있으나, '무죄를 선고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등 매우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약식은 형사절차이고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절차"라며, 억울한 상황을 피하려면 반드시 변호사의 심층 상담을 통해 올바른 불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