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금시간 어겨서⋯스무살 딸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어머니, 가정폭력일까
통금시간 어겨서⋯스무살 딸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어머니, 가정폭력일까
한 뷰티 유튜버 채널에 올라온 영상⋯당사자는 웃으며 사연 소개했지만
누리꾼들 "가정폭력 아니냐" 논란⋯법적으로 한 번 따져봤다

통금을 어겼다고 딸의 머리카락을 자른 어머니. 과연 폭행죄가 적용 될 수 있을까. /셔터스톡
지난 1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를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A씨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늦게 들어갔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것. 해당 사연이 소개된 이후 '가정 폭력' 논쟁이 불붙었다.
머리를 잘린 A씨는 웃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했지만, 아무리 어머니라도 자식의 머리를 강제로 자르는 건 '폭력'이라는 주장이 댓글창을 가득 채웠다.
이같이 딸의 머리카락을 자른 것은 과연 폭행에 해당할까.
우선, 머리카락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잘랐다면 일단 폭행죄가 성립한다.
폭행죄는 힘을 가해 타인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행위(유형력)에 적용된다. 유형력은 예를 들어 주먹이나 손가락으로 치거나 멱살을 잡는 것 등을 말한다. A씨의 경우 A씨의 어머니가 자신의 힘을 이용해 A씨의 신체 일부인 머리카락을 잘랐기 때문에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도 지난 2000년 "사람의 체모를 강제로 잘랐을 때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지 않아 상해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A씨가 아직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일 경우엔 문제가 좀 더 심각해진다. 강제로 머리카락을 자른 행위는 아동복지법이 규정한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전지법의 판례를 보면 12살 딸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른 행위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신체적 학대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다.
형법 상 학대죄(제273조 제1항)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형법은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학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머리를 자른 A씨 어머니의 행동이 폭행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실제로 A씨의 어머니가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
폭행죄가 반의사불벌죄라는 점이 그 이유다. 우리 형법은 폭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해자를 처벌할지 말지를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정하도록 한 셈이다. 영상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딸인 A씨가 "어머니 처벌을 원한다"고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가 잘라도 된다는 취지의 의사 표시를 했다면 처벌은 불가능 하다. 우리 형법은 제24조(피해자의 승낙)에서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피해자가 허락했으면 범죄가 될만한 행동을 했어도 처벌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