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돈 떼먹은 사기꾼, 아들이 대신 고소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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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돈 떼먹은 사기꾼, 아들이 대신 고소할 수 있나?

2026. 06. 09 15: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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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을 권리' 넘겨받아도 '처벌 요구할 권리'는 별개

사기 피해로 아버지가 쓰러지자 아들이 복수를 결심했지만, 채권은 양수받았으나 고소권은 양도되지 않아 직접 고소는 불가능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사기 피해로 건강이 악화되자, 아들은 직접 복수를 결심했다. 채무자의 등기부등본은 15쪽에 달하는 빚으로 가득해 명백한 사기였다.


아들은 아버지의 '돈 받을 권리(채권)'를 넘겨받아 직접 형사고소를 하려 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사상 채권과 형사상 고소권은 별개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사기꾼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합법적인 길'은 분명히 존재했다.


'복수 대행' 나선 아들, 그러나 "고소권은 양도 불가"


아버지가 악성 채무자에게 사기를 당해 건강까지 악화되자, 아들 A씨는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채무자의 재산 상태는 빚으로 엉망이었다. 명백한 사기라고 확신한 A씨는 아버지의 채권을 법적으로 넘겨받는 '채권양수도 계약'을 맺고, 이를 근거로 직접 사기꾼을 고소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상담해 주신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민사상 채권과 형사상 고소권은 별개의 권리라는 것입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사기 범죄의 피해자는 돈을 직접 떼인 아버지 한 사람뿐이라는 의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우리 형사소송법상 사기죄의 고소권자는 범죄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직접 피해자'에 한정되며, 판례상 사기 범죄로 인한 형사 고소권은 일종의 공법상 권리이기 때문에 민사상 채권양수도 계약을 통해 타인에게 승계되거나 양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들이 채권을 넘겨받아 '돈 받을 권리'는 가졌지만, '처벌을 요구할 권리(고소권)'까지 가져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의는 아버지, 실행은 아들'…전문가들이 제시한 현실적 해법


그렇다면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까? 다행히 전문가들은 아들이 실질적으로 사건을 주도할 수 있는 두 가지 우회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고소 대리'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고소장은 피해자인 아버님의 명의로 작성하고, 고소장 내부나 첨부 서류에 아드님을 고소대리인으로 지정하는 방법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아버지의 위임장을 받아 제출하면, 아들이 합법적인 대리인으로서 경찰 조사에 동행하거나 진술하는 등 모든 절차를 이끌 수 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도 "아버님께서 직접 고소인이 되시되, 의뢰인님이 법정대리 또는 위임장을 통한 대리 방식으로 실질적인 고소 절차를 주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두 번째 방법은 아들이 제3자의 자격으로 범죄 사실을 신고하는 '고발'이다. 정진열 변호사는 "'고소'는 피해자만 할 수 있지만, '고발'은 범죄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사기관에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발은 고소보다 절차적 권리가 일부 제한될 수 있어,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아버지 명의의 대리 고소'를 최선책으로 꼽았다.


스모킹건 된 '15쪽 등기부'…민·형사 투트랙 전략이 핵심


이 사건의 성패는 채무자의 행위가 단순 '채무불이행'이 아닌 '계획된 사기'였음을 입증하는 데 달렸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사기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미 확인하신 다수의 가압류와 경매 내역 등은 돌려막기식 사기를 증명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돈이 없어 못 갚았다'가 아니라, '애초에 갚을 능력이 없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돈을 빌려갔다'는 '편취의 고의'를 증명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권했다. 형사 고소로 채무자를 압박해 합의를 유도하고, 동시에 채권을 양수받은 아들 명의로 민사소송을 걸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수안 최잎새 변호사는 "결국 이 사건은 형사고소, 민사소송, 채권추심을 각각 따로 진행할 문제가 아니라 '회수 가능성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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