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조정 답변서, 30일 놓치면 '자동 패소'? 변호사 21명의 답은
이혼조정 답변서, 30일 놓치면 '자동 패소'? 변호사 21명의 답은
법원 등기우편에 담긴 '답변서 제출' 안내문, 무시했다간 상대방 주장 모두 인정하는 셈... '나홀로 이혼' 준비자가 알아야 할 법적 쟁점과 변호사들의 조언

이혼조정신청서를 받고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대방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답변서 안 내면 끝?”...벼랑 끝 선 '나홀로 이혼' 준비자의 질문에 대한 전문가 21인의 답변
어느 날 법원에서 날아온 이혼조정신청서,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나홀로 조정'을 준비 중이라는 한 시민이 던진 이 질문은, 법적 절차의 막막함 앞에 선 이들의 공통된 불안감을 대변한다.
답변서, 안 내면 '인정'하는 꼴 되나?…엇갈린 조언 속 숨은 진실
이혼조정신청서를 받은 이의 가장 큰 고민은 답변서 제출 여부다. 제출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주장하는 혼인 파탄의 이유를 모두 인정하게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변호사들의 답변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이재희 변호사는 "답변서 제출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혼인파탄의 이유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백인화 변호사 역시 "법원에서는 인정으로 보지 않고, '피신청인은 답변하지 않았다'로만 본다"고 설명했다. 답변서 미제출이 곧바로 '자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는 훨씬 강한 경고음을 냈다. 박상우 변호사는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홍현기 변호사도 "상대방의 조정 신청서를 인정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 선생님의 의견서를 답변서로 제출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재 변호사 역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신청서의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의무 제출에 무게를 실었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행법은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제시한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민사소송법 제257조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별도의 변론 없이 판결(무변론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적으로는 사실상 '자동 패소'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셈이다.
'나홀로 이혼'의 첫 관문, 답변서는 어떻게 쓰나
답변서 제출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 어떻게 작성하고 제출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법원 웹사이트에 있는 양식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권민경 변호사는 "법원에서 피신청인용으로 답변서 양식도 함께 보냈을 것"이라며 "해당 양식의 질문에 따라 자세한 답변을 하면 조정위원이 참조한다"고 말했다.
내용 작성의 핵심은 상대방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과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다. 고순례 변호사는 "이혼을 원한다면 원하는 조건을, 원하지 않는다면 기각을 요청하는 이유를 써서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작성된 답변서는 사건 담당 재판부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혹은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변호사 선임, 강원도면 더 비쌀까?
'나홀로 소송'의 막막함에 변호사 선임을 고민하지만, 비용은 현실적인 장벽이다. 특히 질문자는 '강원도'라는 지역을 언급하며 거리에 따른 비용 차이를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 대다수는 '거리는 핵심 변수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홍현기 변호사는 "저희 사무실은 전국 사건을 수행 중으로 차이를 두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고, 백인화 변호사 역시 "거리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변호사 비용은 통상 사건의 난이도, 재산분할 규모, 변호사의 경력 등에 따라 결정될 뿐, 물리적 거리가 비용을 좌우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전문가에게로…'나홀로 소송'의 높은 벽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최종적인 조언은 하나로 수렴했다. 바로 '홀로 감당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진채 변호사는 "이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단언했고, 박지영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혼자 진행하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가 조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의지 변호사 또한 "나홀로 조정은 법적 지식이 부족할 경우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법원에서 온 등기우편 한 통으로 시작된 고민은 '나홀로 소송'의 높은 벽과 전문적 조력의 필요성이라는 현실적 결론에 다다른다. 답변서 제출이라는 첫 단추부터 재산분할, 양육권 등 복잡한 쟁점까지, 이혼 절차는 개인이 홀로 헤쳐나가기엔 너무나 험난한 파도와 같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