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네 엄마는…" 같은 자리에 없던 친구 부모 험담도 '학교폭력'일까?
"걔네 엄마는…" 같은 자리에 없던 친구 부모 험담도 '학교폭력'일까?
법원 "공연성 인정되지 않아⋯가해 행위로 보기 어렵다"

자리에 없던 친구의 어머니를 험담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학교폭력에는 해당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친구들과 대화 도중, 그 자리에 없던 다른 친구의 부모를 모욕한 행위는 학교 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차경환 부장판사)는 고교생 A군과 그 가족이 경북 울진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가해 학생 조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A군 측) 승소 판결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A군은 지난해 학교 기숙사 자습실에서 같은 반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 자리에 없던 친구 B군의 어머니에 대해 험담을 했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군은 A군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울진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A군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서면사과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군은 경북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냈지만, 기각되자 울진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군 측은 "B군에게 이야기가 전달될지 몰랐고, 직접적인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가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며 "대화 내용이 유출됐다는 것만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경환 부장판사는 "A군의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도 "당시 발언이 피해 학생에게 전달될 것을 예상했거나, 전달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어 "피해 학생에게 도달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B군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의도로 한 가해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서면사과 조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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