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만 집에 두고 자꾸 친정에 가는 아내⋯"이혼 사유 되나요?"
어린아이들만 집에 두고 자꾸 친정에 가는 아내⋯"이혼 사유 되나요?"

"아이들만 두고 집 비우지 말라"는 남편. "당신이 빨리 와서 아이들을 돌보면 된다"는 아내. 끝나지 않는 갈등에 결단을 내리려는 남편. 과연 이혼 사유가 될까. /셔터스톡
오늘도 아내는 오지 않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큰아이와 유치원생 막내를 두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지 3개월째. 남편 A씨는 자신 혼자 아이들을 돌볼 수 없어 A씨의 어머니가 집으로 와 아이들을 봐주고 있다. 하지만 아내는 이조차 문제로 삼고 있다. 어머니를 다시 돌려보내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집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다.
사실 아내와 갈등이 시작된 건 1년 전쯤.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가게를 아내가 도우러 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A씨도 금요일마다 지방으로 외근을 가야 하는 터라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 하지만 아내는 "당신이 빨리 와서 아이들을 돌보면 된다"며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나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A씨는 어린 자녀들을 보호자 없이 집에 있게 하는 것이 불안하고, 불만이다.
A씨는 이제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 아내의 이런 행동이 이혼 사유가 되는지 알고싶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에 대해 대부분 민법이 정한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민법 제840조에 정해 놓고 있는 재판상 이혼 사유는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이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 주명호 변호사는 "3개월 넘게 집에 돌아오지 않는 상황은 재판상 이혼 사유 중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성현 변호사는 "초등학생 저학년 아이와 유치원생 아이를 집에 두고 친정 가게에 가는 것 역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세려 법률사무소 박영주 변호사는 "법률상 부부에게는 동거의 의무가 있다"며 "A씨 아내가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악의의 유기'로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도 "부부간에는 동거⋅부양⋅협조 의무가 있는데, 아내가 남편과 협의 없이 친정 일을 돕기 위해 집을 나가서 3개월째 돌아오지 않고 자녀들도 방치된 상태이기에 당연히 이혼 사유가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명재 최한겨레 변호사는 "당사자들 사이에 완벽한 협의가 있다면 협의 이혼을 진행하는 게 최선이지만, 한쪽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통해 이혼을 진행해야 한다"며 "A씨가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위자료와 양육권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혼 소송이 쉽지 않을 거라고 보는 변호사들도 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떠나야 아내가 돌아온다'는 말에 비추어 보면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송 전 이혼 사유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도 "재판상 이혼에서는 혼인 파탄에 대한 A씨의 귀책 사유가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니 미리 점검해 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남강 김재영 변호사도 "A씨의 아내가 이혼을 원치 않으면 재판을 통해 이혼을 해야 한다"며 "다만 A씨의 현재 상황을 혼인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