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父 "자금세탁 혐의도 처벌받았다"는 주장, 팩트체크 해봤다
'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父 "자금세탁 혐의도 처벌받았다"는 주장, 팩트체크 해봤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손정우, 이미 다 처벌받았다"며 미국 송환 반대 글 올라와
변호사들과 팩트체크 해봤더니 "이중 처벌 금지 원칙 위배, 전혀 아니다"
실제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가 지난해 5월 받았던 2심 판결문의 일부. 죄명에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 제작⋅ 배포등)'이라고 적혀있다. 손씨 아버지는 여기서 '등'이라는 한 글자를 강조했다. /안세연 기자
자신을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아빠'라고 소개한 청와대 국민청원 하나가 공분을 샀다. 손정우는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로, 영유아⋅아동 성착취물 22만건을 제작하고 퍼뜨린 인물이다. 청원 글은 그런 "아들(손씨)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고 했다.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손씨의 판결문에 기재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 제작⋅ 배포등)' 이라는 죄명을 언급하며 '등'이라는 한 글자를 강조했다. 현재 미국 송환 절차를 밟고 있는 손씨의 혐의는 국제 자금세탁인데, 청원 글은 "'등'이라는 글자가 포괄적으로 해당 혐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일사부재리 원칙이다. 해당 주장이 법적으로 사실인지 변호사들과 팩트체크 해봤다.
논란을 일으킨 청원 글은 지난 4일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청원 글은 하소연으로 시작한다. "저의 아들(손씨)은 4살 되는 IMF 때 경제적인 이유로⋯"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강간 미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라는 내용이 나오고, 끝은 "자국민을 미국에 보내지 말라"는 말로 맺는다.
당장 비판이 불처럼 번졌다. 게다가 손씨의 아버지가 전날 법원에도 비슷한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불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청원 글은 올라온 지 2일 만에 자진 삭제됐다.
변호사들은 "청원 글 주장과 달리 일사부재리에 어긋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법률 자문

손씨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 제11조 1, 2항을 위반했다. 이때 공소장에 기재되는 죄명은 '공소장 및 불기소장에 기재할 죄명에 관한 예규'에 따라 정해지는데, 손씨의 경우 정확히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 제작⋅ 배포등)' 이다.
죄명 자체에 '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손씨는 아청법 위반 혐의로만 재판을 받았다"는 게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가 내린 결론이다. 결국 "국제 자금세탁 혐의로 재판을 받지 않았으므로 미국에 송환된다고 하더라도, 이중 처벌 금지 원칙 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불법 자금세탁 혐의가 포함되었다고 보려면 ①공소장에 해당 혐의가 분명히 드러나야 하고, ②판결문에도 해당 혐의를 분명히 적시해야 하며, 또는 ③재판장이 석명으로 검찰에 공소장 변경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을 판결문에서 찾아볼 수 없었으므로 손씨 측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