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성관계는 좋은 것" 발언 교사, 항소심서 벌금 두 배 '1천만원' 선고
수업 중 "성관계는 좋은 것" 발언 교사, 항소심서 벌금 두 배 '1천만원' 선고
제주지법 "교과 무관 성희롱 및 외모 비하 정서적 학대"
교사 지위 남용, 반성 부족 등 양형 가중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과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이 두 배로 가중된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던 피고인 A씨는 검찰과 함께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형량을 높여 교사의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50대 교사, 수업 중 '성관계' 발언과 '가치 없다'는 말까지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3월, 제주시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50대 A씨가 수업 시간에 성관계를 뜻하는 단어가 나오자 "너희들 성관계 좋은 거다. 성관계 많이 해봐야 한다"는 성희롱성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이밖에도 학생들에게 "몸매가 이쁘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한다", "본인에 대한 관심이 없다", "가치가 없다" 등의 외모 비하 발언 및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피고인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며, 현재까지 피해 학생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벌금 500만원, 항소심에서 1천만원으로 '두 배' 가중된 이유
A씨는 앞서 8월에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검찰과 A씨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제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오창훈)는 23일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원심(1심) 판결을 파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이 두 배로 증가한 주요 법적 근거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성적 학대 및 정서적 학대 행위 인정: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와 정서적 학대행위로 명확히 판단했다.
- 성적 학대행위: "성관계를 뜻하는 발언은 교과 내용과 아무 관련이 없고 외모 비하 평가 발언은 성적 학대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발언이 청소년인 피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 정서적 학대행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가치가 없다' 등은 발언의 전후 맥락과 교과 수업과의 관련성 등을 감안하면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교사의 이러한 발언은 학생의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에 해를 끼치는 행위로 인정된다.
2. 교사로서의 지위 남용 및 가중처벌:
- A씨는 학생들을 지도·보호할 의무가 있는 교사로서의 지위를 남용하여 학대 행위를 저질렀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은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경우 가중처벌될 수 있다.
3. 피해 회복 및 반성 부족:
재판부는 양형을 결정할 때 A씨가 현재까지 피해 학생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범행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법원이 1심의 벌금 500만원이 사안의 중대성, 교사의 책임,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부적절한 양형이라고 판단했기에 형량이 가중될 수 있었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윤리적 기준: 법원 판결의 의미
이번 항소심 판결은 교사라는 특수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학생들에게 가하는 성적 학대 및 정서적 학대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재판부는 교사가 학생들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정서적 학대를 가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