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요’자 징계 파문, 법적으로 보면 실제 징계 가능성은 100점 만점에 15점
효성그룹 ‘요’자 징계 파문, 법적으로 보면 실제 징계 가능성은 100점 만점에 15점
“하… 요자 때문에 전화?” 한마디로 시작된 하극상 논란
법조계 “징계 정당성 15점”
인터넷 폭로에 2차 징계 가능성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시총 12조 효성그룹의 징계위원회 사유“라는 제목의 게시글. /인터넷 커뮤니티
“하… 요자 때문에 전화한거에요?”
이 한마디 메시지가 담긴 시가총액 12조원 그룹의 경위서가 인터넷 게시판을 뒤흔들었다. 캡처된 이미지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 A대리가 상사인 B차장에게 보낸 이 한 문장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평범한 사내 메신저 대화는 순식간에 ‘하극상’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사건으로 비화했다.
‘요’ 한 글자에 찍힌 ‘하극상’ 낙인…시총 12조 그룹의 칼날
사건의 발단은 B차장이 A대리의 말투를 문제 삼으면서부터다. B차장은 A대리가 사내 메신저에서 사용하는 ‘~요’체를 상급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고 봤다. A대리가 "무슨 소리 하려고요"라고 되묻자 B차장은 "A대리와 타장인 나하고 대화에 '요'로 마치는 건 아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에 B차장은 3차례 전화를 걸었는데 2번째 통화에서 A대리는 “하... 요자 때문에 전화한거에요?”라고 묻더니 전화를 끊었다. A대리는 B차장의 3번째 전화는 받지 않았다.
그 후 B차장은 A대리의 행위를 ‘상급자 지시에 대한 불복종’이자 ‘조직 위계질서를 흔드는 하극상’으로 규정했다. B차장은 경위서를 작성해 공식적으로 징계위원회 회부를 밀어붙인 것이다. 효성의 공식 조직을 동원해 ‘~요’ 한 글자를 겨눈 순간이었다.
법원 가면 100% 깨질 징계?…“정당성 15점짜리” 냉혹한 평가
그러나 법의 저울은 냉정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효성의 징계 시도가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경우, 회사가 이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100점 만점에 15점짜리 징계”라고 잘라 말했다.
법원의 판단 과정은 이렇다. 첫째, 대법원 판례는 징계의 정당성을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을 때만 인정한다. 메신저에서 ‘~요’를 썼다는 이유가 과연 해고까지 고려할 중대 비위일까? 법조계의 답은 ‘아니오’다.
둘째, ‘비례의 원칙’이다. 징계는 잘못의 무게에 비례해야 한다. 비공식 소통 채널인 메신저 말투를 문제 삼아 징계위에 회부하는 것은 ‘모기 잡으려 대포 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사회 통념에 비춰 봐도 지나치게 무거운 처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부고발’인가 ‘명예훼손’인가…인터넷 폭로가 남긴 두 번째 불씨
A대리에게 진짜 위험은 다른 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가 이 사건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한 행위다. 이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부 고발’의 성격을 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명예훼손’과 ‘기밀 유출’로 맞받아칠 수 있는 카드다.
내부 징계 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시총 12조 효성그룹’이라고 회사를 특정해 여론을 움직인 것은 그 자체로 별도의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 이 사안을 검토한 한 변호사는 이 부분의 징계 가능성을 ‘요체 사용’보다 훨씬 높은 40점 수준으로 봤다.
물론, 경직된 조직 문화를 공론화했다는 공익적 측면이 참작될 여지는 남아있다. A대리는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려다 또 다른 법적 분쟁의 불씨를 떠안은 셈이다.
‘요’자 논란이 던진 숙제…징계의 칼날 아닌 ‘소통의 가이드라인’ 필요
결론적으로 ‘~요’체를 문제 삼은 징계는 법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한국 사회의 수직적 조직 문화와 세대 간 소통의 간극을 날것 그대로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징계라는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먼저 조직 내 소통 방식을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명확한 소통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교육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