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갚을게" 부탁에 돈 빌려줬더니, 회사 그만두고 '개인회생' 신청한 직장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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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갚을게" 부탁에 돈 빌려줬더니, 회사 그만두고 '개인회생' 신청한 직장 상사

2020. 02. 28 16:33 작성2020. 02. 28 17:0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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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와 원금 틀림없이 갚겠다던 직장 상사, 대출받아 돈 빌려줬더니 개인회생 신청

'3000만원' 원금 및 이자, 빌려준 A씨가 꼼짝없이 갚아야만 할까

"사기죄로 고소" vs. "A씨도 빨리 개인회생 신청" 변호사도 의견 갈려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빌려 간 직장 상사가 개인회생을 신청해 버렸다.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게티이미지코리아

요즘 A씨는 인생에서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돈이 급하다며 하얗게 질린 직장 상사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이 실수였다. 내가 파산할 위기에 처했다.


2018년 당시 직장 상사인 B씨가 A씨의 손을 붙잡고 사정했다. 정말 급한 상황인데 자신은 대출이 안 된다며, A씨 명의로 대출 좀 받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자기가 한두 달 안에 해결한다고 했다. 매달 이자도 정확히 낼 것이니 걱정하지 말랬다.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직장 상사의 부탁을 차마 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던 A씨. 결국 3000만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B씨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던 B씨가 2019년 초 직장을 갑자기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갚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이자도 2월부터는 보내주지 않았다. A씨가 돈을 보내 달라고 재촉하자 B씨는 "이제 곧 상황이 좋아질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만 했다.


그런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됐다. 그렇게 여름이 됐다. 갑자기 연락한 B씨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겠다는 것이었다. 법원에서 B씨의 개인회생 신청 통지서가 날아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제부터는 빚 갚으라는 독촉도 금지한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해진 A씨. 이제 와 생각해보면 B씨는 갚을 생각은 애초부터 없던 것 같다. 3000만원이라는 큰돈에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A씨. 변호사들에게 B씨의 개인회생을 막고 돈을 받을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다.


변호사들이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라"고 조언한 까닭

개인회생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개인의 빚을 법원이 강제로 재조정해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해 법원의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이자가 100% 탕감되고 원금도 최대 90% 탕감된다. 채권자는 이를 거부할 수가 없어, 재산 손실이 불가피하다.


변호사들은 이에 B씨를 사기죄로 형사 고소할 것을 권유했다. B씨가 유죄판결 받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개인회생이 진행되더라도 A씨에 대한 채무는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서앤율의 구제준 변호사는 "개인회생의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는 면책이 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B씨를 형사 고소해 형이 선고된다면, 개인회생이 개시돼도 A씨에게 진 빚은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조재평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도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해 그가 유죄로 처벌받게 되면 해당 채무는 면책이 되지 않는다"며 "사기로 고소하고 회생법원에 이의를 신청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만약 사기 고소가 무혐의로 결론 나면 A씨는 어쩔 수 없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B씨가 돈을 빌려 가고 얼마 안 돼 회사를 그만두고, 이자도 갚지 않았으므로 사기죄로 고소하면 유죄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기죄 입증 쉽지 않다"고 예상하는 변호사도 있어⋯다른 대안은?

그러나 법무법인(유한) 영진의 이장주 변호사는 의견이 달랐다. 이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도 개인회생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못 박았다.


이 변호사는 "'빌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이 돈을 빌려 갔다'는 사기죄 입증이 쉽지 않고, 설령 B씨에게 사기죄가 성립돼 A씨에 대한 채무가 면책되지 않는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 A씨에게 진 빚 3000만 원을 갚을 형편이 못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런 만큼 A씨도 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개인회생으로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된다"며 "개인회생이 인가되면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고, 신용불량 등록이 해제될 뿐 아니라 이자 전액이 면제되고, 원금도 최대 90%까지 탕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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