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속아 결혼했는데 '사기 결혼'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이럴 땐 어쩌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거짓말에 속아 결혼했는데 '사기 결혼'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이럴 땐 어쩌죠?

2020. 09. 29 10:3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기 결혼'을 처벌하는 법은 없어⋯친족상도례 때문에 '남편' 고소도 어려워

다만, 혼인 취소 사유는 될 수 있어⋯위자료 받아내는 선에서 끝낼 수밖에

자신에게 빌붙어 살 목적으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같은 남편. 명백한 사기 결혼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변호사들은 마땅히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런지 알아봤다. /셔터스톡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정직하고 성실한 것 같아 남편과 결혼을 결심했던 A씨.


하지만, 결혼 전의 자신에게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결사반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건실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은 연애 시절 완벽한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가 가진 빚만 무려 4억. 결혼 후 이직을 한다며 회사를 그만둔 지 1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백수다.


더 기막힌 것은 자신과 결혼하기 전 만났던 여자와 계속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빚으로 허덕이면서도 그 여자에게 줄 용돈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화가 치솟는다.


A씨는 명백한 사기 결혼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빌붙어 살 목적으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 이혼을 요구하니 "위자료 줄 돈이 없다"며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이 '사기 결혼'으로 남편을 고소하고 싶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법 없어 처벌할 수 없는 '사기 결혼'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남편을 형사 고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희진 법률사무소의 권희진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사기 결혼을 이유로 A씨 남편을 형사고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사기 결혼'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고, 사기죄로 처벌하려고 해도 '친족상도례'로 인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친족상도례는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 배우자 간에 발생한 절도죄·사기죄 등의 재산 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형법 제328조)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사기 결혼을 처벌할 수 있는 형사법 규정은 없다"고 했고,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는 "친족상도례에 따라 남편을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도 무리"라고 봤다.


남남 일 때 사기 친 것인데도, '친족상도례' 적용되는 이유는?

결혼 전, 즉 서로 '남남'일 때 속은 사건. 그래도 친족상도례에 해당하는지 A씨는 궁금해했다.


판례에 따르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지난 1997년 대법원은 "범행 이후에 친족이 된 경우에도, 소급효로 인해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형이 면제된다"고 판단했다. 소급효란 법률의 효력이 과거에까지 미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A씨 사례의 경우 남편의 기망행위가 부부가 아닐 당시 이루어졌어도, 결혼해 배우자가 되면서 그 효과가 소급 적용돼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혼인 취소 사유에는 해당⋯상간녀 소송도 고려해봐야

다만, A씨는 혼인 취소 소송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김세라 변호사도 "형사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고, 민사 소송으로 가야 한다"고 예상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는 "남편의 기망 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다면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경제력을 숨긴 것도 혼인 취소 사유"라고 말했다.


이에 권 변호사는 "혼인 취소 소송과 예비적으로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위자료를 청구하라"고 조언했다.


혼인 취소는 혼인 취소 사유가 발생한 것은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남편이 위자료 줄 돈이 없다고 해도 판결을 받아 두라"고 조언했다. 그 이유로 "판결을 남겨둬야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을 한 것이 되고, 언젠가 돈을 벌게 된다면 그 판결로 위자료 집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희진 변호사는 이와 별도로 "결혼 전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현재까지 남편을 만나고 용돈을 받았다는 것은 외도를 의심하게 하는 하나의 사유"라면서, "가능하면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도 생각해 보라"고 권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