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개월 만에 파경…'1850만원 혼수'는 누구의 것?
결혼 3개월 만에 파경…'1850만원 혼수'는 누구의 것?
동거 2년, 결혼 3개월 부부의 재산 분쟁…법률 전문가들 “혼인 전 구입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구매자 소유”

결혼 3개월 만에 파경에 이른 A씨 부부가 혼수 가구 소유권으로 갈등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신혼의 꿈은 3개월 만에…'네가 산 가구, 못 줘' 버티는 배우자, 법적 해법은?
결혼식 3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한 부부가 1850만 원 상당의 혼수 가구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년 가까이 동거하며 미래를 그렸지만, 짧은 결혼 생활의 끝에서 남은 것은 차갑게 식은 감정과 누구의 소유인지 모호해진 살림살이뿐이다.
“함께 쓴 9개월”…내 돈 주고 산 혼수도 나눠야 하나?
사연의 주인공 A씨는 결혼 전부터 약 2년간 연인과 함께 살았다.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된 지는 이제 3개월.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문제는 A씨가 자신의 돈으로 구매한 1850만 원어치의 가전과 가구였다. A씨는 당연히 자신이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그럴 수 없다”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함께 사용한 기간이 약 9개월이라는 이유에서다. A씨는 “내 돈으로 산 물건인데 왜 돌려주지 않는지 답답하다”며 법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
법률가들 “원칙은 ‘특유재산’, 구매자 소유”
이 사연에 대해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일관된 의견을 내놓았다. 핵심은 ‘특유재산(特有財産)’이라는 개념이다. 민법 제830조에 따르면,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의 단독 소유로 인정된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혼인 전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각자의 고유재산으로 분류되어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구매자의 소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혼 관계 해소 시에도 준용되는 원칙이다. 즉, A씨가 결혼 전에 구매한 가전·가구는 A씨의 특유재산이므로 소유권은 A씨에게 있다는 것이다.
‘감가상각’과 ‘기여도’…분쟁의 불씨는 남아
하지만 법의 원칙이 현실의 갈등을 단번에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변호사들은 ‘감가상각’과 ‘기여도’라는 변수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9개월간 함께 사용하면서 가전·가구의 가치는 구매 당시보다 떨어졌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9개월간의 사용기간을 고려한 감가상각 및 잔존가치를 산정하여 분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구매자가 가구를 소유하되, 상대방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대방이 가구의 유지·관리에 협력했다는 ‘기여도’를 주장할 수도 있지만,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고려할 때 법원에서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최선은 ‘협의’, 안 되면 ‘조정’이나 ‘소송’으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당사자 간의 원만한 ‘협의’다. 소송으로 갈 경우 시간과 비용, 감정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노경희 변호사는 “단기간 사실혼 관계에서는 혼수품 등을 마련한 사람이 다시 가져가는 것으로 재산분할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소송에 앞서 합리적인 합의안을 제안해볼 것을 권했다.
만약 협의가 끝내 결렬된다면, 가정법원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이 경우 재산분할 청구는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안에 해야 권리가 소멸되지 않는다. 결국 1850만 원의 혼수는 구매자인 A씨의 품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만, 그 과정은 원만한 대화로 끝날 수도, 차가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