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합의 하는 게 나을까, 소송 하는 게 나을까, 배상명령 이용하는 게 나을까
불법촬영…합의 하는 게 나을까, 소송 하는 게 나을까, 배상명령 이용하는 게 나을까
불법 촬영 가해자에 제대로 책임 묻고 싶은데⋯
형사 배상명령 제도 이용하면 도움 될까? 민사 소송을 별도로 하는 게 나을까?

불법촬영을 당한 일로 많은 상처를 입은 A씨는 꼭 B씨에게 응당한 죗값을 묻고 싶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그렇게 세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제대로 된 금전 배상을 받아서라도, 피해를 회복하고 싶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자신의 모습이 불법 촬영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체는 물론 얼굴까지 고스란히 찍힌 상태였다. B씨의 불법 촬영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B씨는 합의 요청을 해왔지만, 제시한 합의금 액수는 턱없이 적었다. A씨는 B씨가 감형을 위해 형식적으로 합의를 시도한 것 같다.
이 일로 많은 상처를 입은 A씨는 꼭 B씨에게 응당한 죗값을 묻고 싶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그렇게 세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B씨에게 제대로 된 금전 배상을 받아서라도, 불법 촬영 피해를 회복하고 싶은 A씨. 그러다 '형사 배상명령' 제도를 알게 됐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현실적으로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걸까? A씨가 변호사들에게 대처 방법을 문의했다.
국가가 범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형사 배상명령제도. 법원이 일정 범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 "범죄 행위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하라"고 함께 명령하는 제도를 말한다. 범죄 피해자가 신속하고 간편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카촬죄)에선 이 배상명령 제도가 실효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른바 카촬죄도 배상명령을 청구할 수 있기는 하다"면서 "다만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는 해당 범죄 특성상, 배상명령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형사 배상명령 제도 자체가 범죄로 인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나 ▲치료비를 청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배상명령제도로 위자료 역시 청구가 가능하긴 하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도 "위자료 청구를 위한 형사 배상명령 신청은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이어 "이러한 사건에선 배상명령을 청구하는 것보다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A씨가 합의를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B씨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돼서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이유 있는 고민"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이 사건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가해자가 구속되는 등 일련의 상황을 볼 때 형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피해자들이 금전 배상을 받게 되면, 가해자에게는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 변호사는 "가해자 처벌 수위가 높을수록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더라도 피해자들의 예상보단 적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통상 합의를 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지연 변호사도 "위자료는 피해자 생각보다 적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B씨의 죄에 최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형사재판에서 합의를 하지 않고, 별도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로앤스타 법률사무소의 고민지 변호사는 "B씨의 형량이 위자료 액수 산정의 고려 요소는 맞지만 피해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도 있다"며 "따라서 법률 전문가와 함께 어떤 방향으로 손해를 배상받는 것이 피해자에게 가장 좋을 방법일지 결정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