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씩 모아 산 복권 5억 당첨되자 "내 것" 꿀꺽⋯당첨금 독식한 지인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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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씩 모아 산 복권 5억 당첨되자 "내 것" 꿀꺽⋯당첨금 독식한 지인의 최후

2026. 09. 03 16: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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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구매 인정한 법원

당첨자에 집행유예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인과 함께 5000원씩 모아 산 즉석복권이 1등에 당첨되자 당첨금을 혼자 차지한 당첨자에게 횡령죄가 인정됐다. 법원은 두 사람 사이에 당첨금을 나누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식사 중 5000원씩 보태 복권 구매…1등 당첨되자 홀로 수령

사건은 2023년 4월 8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일어났다. 식사를 하던 A씨는 지인인 B씨에게 "복권을 사 올 테니 5000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B씨에게 5000원을 받은 A씨는 자신의 돈 5000원을 보태 식당 옆 복권방에서 장당 1000원짜리 즉석복권 10장을 구매했다. A씨가 사 온 복권을 A씨와 B씨는 각자 긁기 시작했다.


B씨가 먼저 3장가량을 긁었으나 당첨되지 않았고, 남은 복권을 A씨에게 넘겨주었다.


이후 A씨가 긁은 복권 중 1장이 1등인 5억 원에 당첨됐다. 며칠 뒤 A씨는 복권 본사에서 세금을 제외한 당첨금 3억 68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당첨 소식을 알게 된 B씨는 당첨금의 절반인 1억 84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고 결국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 복권"이라는 당첨자…법원 "반씩 나눌 묵시적 합의 인정돼"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당첨금을 반씩 나누기로 명시적으로 합의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첨 직후 B씨에게 당첨금을 나누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증여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복권을 명확히 구별하지 않은 채 함께 10장 전부에 대한 당첨 여부를 확인했다"며 "당첨금을 공평하게 나누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첨금 전액이 A씨와 B씨의 공동 소유이므로, 절반을 돌려주지 않은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식당 업주의 진술과 통화 녹취록도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식당 업주는 A씨가 당첨 직후 B씨에게 "반 준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으며, A씨가 B씨와 통화하며 "내가 돈 반 줄게, 걱정하지 말고 있어"라고 말한 사실도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횡령 금액의 규모가 큰 점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지인에게 당첨금 절반 단순 증여 납득 어려워"

A씨는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족도 아니고 별다른 채권·채무 관계도 없는 지인에게 5억 원이나 되는 당첨금의 절반을 증여한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실제 자신의 딸에게 6430만 원, 아들에게 4500만 원, 친척에게 210만 원을 증여했다"며 "복권에 대한 공유 인식이 없었다면 당첨 직후 절반을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결국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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