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애 달래려 흔들었는데 두개골이 부러졌다? 생후 57일 아들 죽인 아빠의 변명
우는 애 달래려 흔들었는데 두개골이 부러졌다? 생후 57일 아들 죽인 아빠의 변명
재판부는 '생활반응'으로 10년형 선고

생후 2개월 아들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 모습. /연합뉴스
생후 57일 된 아들이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다. 아빠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병원의 응급처치 과정에서 생긴 상처일지도 모른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법의 심판은 냉정했다. 재판부는 아빠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9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최근 잇따른 영유아 학대 사망 사건을 조명하며, 부모의 학대와 살해 고의성을 입증하는 법적 쟁점들을 깊이 있게 다뤘다.
16개월 아기의 죽음, 그리고 '외상성 쇼크'
방송은 최근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16개월 여아 사망 사건으로 시작됐다. "밥을 먹다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로 병원에 옮겨진 아이의 몸은 멍과 상처투성이였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외상성 쇼크'. 외부의 강한 충격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경찰은 친모와 계부를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긴급체포했지만, 이들은 "반려견 때문에 생긴 상처"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로엘 법무법인 이제남 변호사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살해의 고의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친모와 계부 중 누가 주된 가해자인지, 학대가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와 '치사', 형량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
아동학대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은 살해의 고의성이다. 이 변호사는 "학대 행위가 사망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면 아동학대 살해가, 그렇지 않다면 아동학대 치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선 생후 57일 아기 사망 사건에서 아빠에게 살해가 아닌 치사 혐의가 적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죽이려는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아빠의 "실수였다"는 주장을 배척한 결정적 근거는 '생활반응'이었다. 이 변호사는 "살아있는 신체에 상처가 나면 출혈이나 조직 수축 같은 생체 반응이 나타난다"며 "사망한 아이의 머리 손상 부위에서 뚜렷한 생활반응이 발견된 것은 이미 집에서 살아있을 때 강한 충격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자느라 몰랐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생후 83일 된 아이를 엎드려 재우다 질식사하게 한 부모에게도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돼 징역형이 구형됐다. 부모는 "함께 잠들어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예견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생후 3개월 미만 영아를 엎어 재우면 질식 위험이 크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부모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에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극을 막을 골든타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비극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변호사는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개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고의무자 제도 등 법적 장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말 못 하는 아이들의 죽음 뒤에는 어른들의 방임과 학대가 있었다. 법의 심판은 엄정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극이 일어나기 전 아이들의 신호를 놓치지 않는 우리의 관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