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소음순 수술, 병원은 '고소하라'…환자는 직장까지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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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소음순 수술, 병원은 '고소하라'…환자는 직장까지 잃어

2025. 12. 23 13: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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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가 피범벅"…수술 한 시간 만의 응급실행. 병원은 "합의금 노리냐"며 고소 종용. 법조계 "업무상과실치상, 의료법 위반 소지"

소음순 수술 후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여성에게 병원은 "고소하라"며 진료기록 발급조차 거부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평범한 수술이 악몽으로 변하는 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당일 예약으로 간단한 소음순 축소 수술을 받은 한 여성은 귀갓길 지하철 안에서 끔찍한 현실과 마주했다.


그녀는 "속옷과 바지를 다 적시고도 운동화까지 다 적실 정도의 상당량의 하혈을 발견했다"고 당시의 공포를 전했다. 병원에서 채워준 대형 생리대는 속수무책이었고, 피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혼자 살던 그녀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여 밤 10시경 병원에 연락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수술이 잘못됐음을 직감한 그녀는 택시를 타고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검사 결과 수술 부위에 4.5cm 크기의 혈종(혈관 밖으로 나온 피가 한곳에 고여 만든 덩어리)이 발견됐다.


"합의금 뜯으려는 환자"…사과 대신 돌아온 병원의 냉대


이틀 뒤, 문제의 병원을 다시 찾아 혈종 제거와 재봉합 처치를 받은 그녀는 병원 측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냉대였다.


의사는 "우리가 이런 사람들을 합의금 뜯어가려는 환자 한두 번 보는 줄 아냐, 그냥 고소하시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병원의 비협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환자의 당연한 권리인 진료기록부 발급을 요청하자, 병원 측은 "서류 하나하나당 한 달이 걸린다"거나 "제출할 의무가 없다"며 발급을 거부했다.


결국 직장까지 잃었다…무너진 일상과 깊어진 상처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은 그녀의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결국 직장에 휴직계를 냈지만 트라우마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극심한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정든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미용 수술 하나가 한 사람의 평범했던 일상과 경력을 앗아간 것이다.


싸움의 시작은 '진료기록'…모든 법적 대응의 첫 단추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선 '의료진의 과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법조계는 모든 법적 대응의 첫 단추로 '진료기록 확보'를 꼽았다. 의료법 제21조는 환자가 자신의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을 요청할 권리를 명확히 보장한다.


의사 출신인 법무법인 엘에프 박성민 변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발급을 거부했다면 이는 의료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통해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의료소송은 수술기록지, 응급실 진료기록, 재수술 기록 등을 토대로 한 진료기록감정, 신체감정 등의 결과에 따라 판결이 내려진다"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건 명백한 범죄"…법조계, 형사·민사 '투트랙' 대응 주문


사연을 접한 법률 전문가들은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형사적으로는 의사의 과실로 환자에게 상해를 입힌 '업무상과실치상죄' 적용이 가능하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과실치상으로 고소한 후 수사결과에 따라 민사소송 진행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병원 측에서 서류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며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민사적으로는 병원의 과실로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김경태 변호사는 손해배상 항목으로 "응급실 치료비와 재수술 비용은 물론, 퇴직으로 인한 수입 상실분(일실수입), 그리고 극심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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