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서 성매매한 동거남…이별 통보하자 "10년 생활비 돌려달라"
노래방서 성매매한 동거남…이별 통보하자 "10년 생활비 돌려달라"
생활비 반환 소송, 증거 없으면 법원서 인정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을 함께한 동거남의 성매매 사실을 알게 돼 이별을 통보했다가, 도리어 "생활비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당한 30대 간호사 A씨의 사연이 지난 3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전해졌다.
A씨는 동거남의 성매매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반성하기는커녕 "아파트 대출금을 대신 갚아줬으니 재산분할을 하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거 기간 중 생활비 명목으로 건넨 돈까지 모두 '빌려준 돈'이라며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바람을 피워 10년의 신뢰를 무너뜨린 상대방의 법적 공세까지 감당하게 된 A씨는 또 한 번 깊은 충격에 빠졌다.
성매매로 사실혼 관계를 파탄 낸 동거남의 적반하장식 생활비 반환 요구, A씨는 과연 법적으로 이를 책임져야 할까.
10년 교제·2년 동거…사실혼으로 인정될 수 있을까
A씨는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만나 결혼을 전제로 10년간 교제했다.
양가 부모 모두 두 사람의 만남을 응원했고, 2년 전부터는 A씨 명의의 아파트에서 살림을 합쳤다.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주변에서는 모두 두 사람을 부부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1년 전 상대방이 먼 지역에 의료기기 유통 회사를 차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하거나 연락이 끊기는 날이 잦아졌고, 결국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상대방이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성매매를 해온 것이다. A씨는 즉시 이별을 통보했지만, 상대방은 재산분할 청구와 대여금 반환 소송으로 맞섰다.
"혼인 의사와 부부 공동생활 실체 모두 인정"…사실혼 성립 가능성
이 관계가 법적으로 사실혼에 해당하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다.
김수진 변호사는 "10년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2년간 동거했으며, 양가 가족도 모두 이를 알고 있었다"며 주관적으로는 혼인 의사가 합치됐고, 객관적으로도 부부 공동생활이라고 볼 만한 혼인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사실혼 관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혼이 인정되면 재산분할 청구권 규정이 유추 적용된다.
집이 A씨 명의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매달 대출금을 납부해왔다면, 해당 부동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평가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여러 사정을 참작해 분할 방법을 정하는 만큼, 상대방의 대출금 납부 기여분이 재산분할 산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매매로 파탄…사실혼 배우자도 위자료 청구 가능
다만 재산분할이 일부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서 A씨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관계를 파탄 낸 상대방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상대방이 성매매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귀책사유는 상대방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씨는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차용증도, 이자 약정도 없다면 생활비는 증여"…대여금 청구 인정 어려워
상대방이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 역시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판례는 사실혼 관계에서 금전이 오간 경우 차용증 등 처분 문서가 없고 이자 약정도 없다면 대여가 아닌 증여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생활비나 주거비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증여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김 변호사는 "상대방이 대여금임을 주장하려면 차용증, 이자 지급 내역, 반환 요구 사실 등 대여 의사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혼 관계에서 이러한 증거가 없는 경우 법원은 대여금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상대방이 건넨 돈은 대여금이 아니라 증여 또는 재산분할의 문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