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세요" 배짱 점유자…선의 베푼 낙찰자 피눈물
"법대로 하세요" 배짱 점유자…선의 베푼 낙찰자 피눈물
월세·이사 약속 어기고 연락두절…전문가들 "신속한 인도명령이 답"

경매로 집을 낙찰받은 주인이 기존 거주자에게 선의를 베풀었으나, 거주자는 이사 약속을 어기고 연락을 두절했다. / AI 생성 이미지
경매로 집을 낙찰받은 후, 기존 거주자의 사정을 봐주며 선의를 베푼 집주인. 하지만 돌아온 것은 "법대로 하라"는 답변과 함께 끊긴 연락이었다.
집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려 당장 비워줘야 하는 상황. 밀린 월세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강제집행 비용까지 떠안게 된 낙찰자의 분통 터지는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신속한 '부동산 인도명령'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약속은 휴지조각, 돌아온 건 '법대로 하라'
사건의 시작은 2025년 10월, A씨가 한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으면서부터다. A씨는 아파트에 살고 있던 채무자의 남편 B씨의 사정을 고려해 낙찰 잔금 납부를 늦춰주고 이사 준비 시간도 벌어주는 등 최대한의 편의를 봐줬다.
당시 B씨는 부동산이 팔리면 즉시 이사하고, 12월 임차료 130만원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에 협의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25년 11월 29일부터 B씨는 불법점유 상태에 돌입했고, 월세 130만원도 입금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었다.
집이 다른 사람에게 매도되어 2월 말까지는 비워줘야 하는 상황. A씨가 강제집행을 예고하자 B씨는 그제야 "법대로 하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A씨는 "명도 과정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최대한 상황을 배려해줬지만, 월세 이체나 이사 일정에 대한 공유 없이 불법점유 중인 채로 연락이 두절된 상황입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변호사들 한목소리 "명도소송보다 빠른 '인도명령'이 정답"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신속한 민사 절차를 강조했다. 그 핵심은 ‘부동산 인도명령’이다. 경매 낙찰자가 매각대금을 낸 뒤 6개월 안에 신청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일반 명도소송보다 훨씬 빠르고 간이하게 점유자를 내보낼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수단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부동산 인도명령 신청 후 강제집행을 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역시 "인도명령 신청 및 민사산 손해배상 청구 등 절차 진행이 필요해보이는 사안으로"라며 같은 의견을 냈다.
법률사무소 리브 임원재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압박 전술로 '계고장 부착'을 제시하며 "이 정도에 이른 경우 대부분 퇴거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거를 거부할 경우 인도명령결정을 통한 강제집행이 그다음 선택지라 할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밀린 월세와 강제집행 비용, 모두 받아낼 수 있다
점유자의 버티기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손실도 법적으로 청구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약속했던 12월 월세 130만원은 물론, 점유자가 집을 비울 때까지의 월세 상당액과 강제집행에 투입된 모든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월세 미지급에 대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미지급된 월세 및 강제 집행에 따른 추가 비용에 대해 채무자에게 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도 "강제집행 비용은 원칙적으로 점유자가 부담해야 하며, 비용 산정 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증거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경태 변호사는 "이때 필요한 서류는 등기부등본, 낙찰허가결정문, 소유권이전등기 완료증, 그동안의 협의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나 녹음파일 등입니다."라고 승소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퇴거불응' 형사고소, 효과 있을까?…전문가들 "실익 적다"
그렇다면 점유자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방법은 없을까.
퇴거불응이나 주거침입 등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다수 전문가는 실효성에 고개를 저었다. 형사 절차는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법리적으로 범죄 성립을 입증하기가 까다로워 신속한 명도라는 실질적인 목표 달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류제형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라고 전망했고, 임원재 변호사 역시 "안타깝지만 형사적으로는 대부분 처벌이 어렵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고소의 경우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신속한 명도를 위해서는 민사적 해결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민사 절차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