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희롱 피해자에게 "나중에 문제 삼으라" 한 공공기관 간부, 1·2심 모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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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피해자에게 "나중에 문제 삼으라" 한 공공기관 간부, 1·2심 모두 졌다

2025. 08. 20 12:2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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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불복 소송 냈지만 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우리 원에 미녀들이 많습니다. B 변호사는 중상 정도입니다."


공공기관의 한 남성 팀장이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의 외모를 '품평'했다가 성희롱으로 신고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를 수습해야 할 상급자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문제 제기를 나중에 해달라"며 회유에 나섰다가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 간부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2020년 2월, 한 공공기관의 임직원과 법무실습 과정 학생들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시작됐다. 남성 팀장이 동석한 여성 변호사의 외모를 두고 "중상 정도"라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었다. 해당 변호사는 이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문제 삼았다.


보고를 받은 상임위원 A씨는 피해자인 변호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A씨의 대응은 부적절했다. A씨는 "성적인 의도 없이 식사 자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며 발언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지금은 위원회가 여러 문제로 어려우니 사정을 감안해 나중에 문제 제기를 하면 안 되겠느냐"며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미루도록 종용했다.


기관 내 조사위원회와 고충심사위원회는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를 회유한 행위는 중대한 징계 사유로 봤다. 결국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징계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A씨는 "팀장의 발언은 성희롱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막은 것이 아니라 기관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달라고 부탁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서울중앙지법에 이어 항소심인 서울고법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문제의 발언에 대해 "직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발언으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언어적 행위에 의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했다. 성희롱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A씨의 '회유'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꾸짖었다. 재판부는 "조정팀 직원들과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상임위원인 원고가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는 임직원 행동강령이 금지하는 '직무관련 임직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해 정당한 징계사유"라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패소하며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야 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2022가합563983 판결문 (2024. 11. 7. 선고)

서울고등법원 제15-1민사부 2024나2057713 판결문 (2025. 6. 27.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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