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사업 실패로 이혼당한 공무원, 재도전 성공했지만 전처가 "연금 내놔"
편의점 사업 실패로 이혼당한 공무원, 재도전 성공했지만 전처가 "연금 내놔"
법원 "재산분할 기각과 연금은 별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편의점과 도시락 사업 실패로 이혼한 공무원 출신 사업가가 재도전에 성공하고 재혼까지 했지만, 3년 만에 전처로부터 퇴직연금 분할 청구를 받아 충격에 빠졌다.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사연에 따르면, 오랜 공무원 생활을 한 A씨는 사업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공무원 신분상 직접 사업을 할 수 없었던 A씨는 대출받은 돈을 아내에게 줘 도시락 가게와 편의점을 열었지만, 사업은 실패하고 빚만 남았다.
"아내의 경영 미숙 때문"이라는 A씨와 "남편의 무리한 욕심 때문"이라는 아내의 갈등은 결국 퇴직 후 이혼으로 이어졌다. 재산분할 과정에서 아내는 법원을 통해 A씨의 퇴직연금 내역까지 확인했지만, 도시락 가게 운영으로 생긴 빚이 워낙 많아 재산분할 청구는 기각됐다.
"내가 옳았다는 걸 증명하겠다"...죽기살기로 재도전
이혼 후 A씨는 "아내가 틀렸고 내 선택이 옳았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도시락 가게와 편의점에 도전했다. 죽기살기로 매달린 끝에 사업은 성공했고, 좋은 사람을 만나 재혼까지 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이혼한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전처로부터 연락이 왔다. 공무원연금공단에 A씨의 퇴직연금 중 일부를 조기분할해달라고 신청했다는 것이다.
"이혼할 때 재산분할은 다 끝나는 거 아니었나요? 재혼한 아내를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A씨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법원 "재산분할 기각됐어도 연금은 별개"
김나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공무원연금법상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면 65세부터 퇴직연금을 균등하게 나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혼 시 연금분할을 별도로 정한 경우는 그에 따른다.
대법원은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로 보려면 퇴직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는 명시적 합의가 있거나 법원이 이를 달리 결정했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2두62284 판결).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사연자와 동일한 사례에서 전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혼소송에서 전처의 재산분할청구가 기각된 것은 순재산이 이미 몫을 초과했기 때문이지, 연금에 대한 권리가 없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재산분할 기각만으로는 연금 분할이 별도로 결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서울고등법원 2025. 5. 2. 선고 2024누44374 판결).
이혼 시 반드시 "분할연금액 0원" 명시해야
이혼 후 연금 분쟁을 막으려면 협의서나 판결문에 연금 분할 여부와 비율을 명확히 써야 한다. 특히 연금을 포기할 경우 '분할연금액은 0원으로 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결국 사연자 A씨는 사업 성공과 재혼의 기쁨도 잠시, 전처와 퇴직연금을 나눠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혼 당시 연금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것이 뒤늦은 분쟁의 씨앗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