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이중 주차해 놓은 차를 밀다 다른 차와 부딪히게 한 사람…재물손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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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이중 주차해 놓은 차를 밀다 다른 차와 부딪히게 한 사람…재물손괴 아닌가?

2023. 08. 08 14: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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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주차 차량을 밀면서 다른 차와 부딪쳐도 좋다고 미는 사람은 없을 것”…재물손괴죄 성립 어려워

기어 중립으로 두면 ‘운행 중 차량’…다른 차 파손 비용 일부 물어줘야 할 수도

A씨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이중주차를 했다가 차가 파손되는 손해를 입었다. 그는 이 손해를 어떻게 배상받을 수 있을까? /셔터스톡

A씨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자리가 없어 이중주차를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차를 밀어 움직일 수 있도록 기어를 중립에 놓고, 브레이크를 풀어놓았다.


그런데 B씨가 출차를 위해 A씨의 차량을 밀다가 제3자의 차량과 부딪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B씨는 A씨 차량 수리비 40만 원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A씨가 상대방을 재물손괴죄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민사로 진행해야 한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이 상황에서 A씨가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재물손괴로 처벌하려면 적어도 행위자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변호사들은 B씨가 고의로 A씨 차를 밀어 다른 차에 부딪힌 게 아니기 때문에, 그를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고의성 없이 과실로 재물을 손괴한 것이라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재물손괴는 고의범이므로 이 사안이 재물손괴로 처벌되려면 적어도 행위자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필적 고의는 그 결과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 법원의 입장이다. (대법원 2003도7507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안에서 A씨의 차를 밀어 파손한 B씨를 손괴죄로 처벌하려면 그가 ‘차량을 충돌시켜도 좋다’, ‘차량을 충돌시켜도 괜찮다’는 용인의 의사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중주차 차량을 밀면서 다른 차랑 부딪쳐도 좋다고 미는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경찰관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한 것은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A씨가 손해배상을 받는 길은 민사 소송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소액 소송이어서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마땅치 않고, A씨가 기어를 중립에 놓고 차를 세워 놓은 데 따른 책임도 발생할 수 있어, 대화를 통한 해결이 최선으로 떠오른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민사로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맞지만, 소액 소송이다 보니 변호인을 선임할 수도 없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일단 A씨의 자차 보험으로 수리하고, 보험사가 B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중주차를 했다가 사고가 났을 경우 신경 써야 할 일이 더 있다. 이 변호사는 “차를 기어 중립상태로 세워 놓으면 법적으로 운행 중인 차량이라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A씨 차량이 제3자의 차량에 입힌 손실 중 일부를 A씨가 보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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