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소송 이겼더니 “가정폭력범” 보복 고소…군인인데 어떡하죠?
상간소송 이겼더니 “가정폭력범” 보복 고소…군인인데 어떡하죠?
아내와 외도한 남성, 패소 후 스토킹·가정폭력으로 맞고소…“군인은 징계 쉽다” 발언도

상간남 소송에서 패소한 남성이 직업군인인 소송 당사자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혐의로 보복성 고소를 제기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업군인 A씨는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 상간남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모든 재판이 끝나자 B씨는 돌연 A씨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과거 B씨가 A씨의 아내에게 “군인은 징계를 먹이기 쉬워서 (남편이)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던 터라, A씨는 보복성 고소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A씨는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으며, 스토킹이라고 지목된 행위도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B씨의 차량 번호를 한 차례 적어 둔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직업군인이라는 신분을 약점 잡아 허위 고소를 한 B씨를 무고죄로 처벌하고, 손해배상까지 받을 수 있을까?
상간소송 끝났는데…패소한 B씨의 '보복성' 고소
직업군인 A씨는 지난해 아내와 외도한 B씨를 상대로 낸 상간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후 B씨가 제기한 구상권 소송과 소송비용확정 절차까지 최근 모두 마무리됐다.
그런데 B씨는 갑자기 A씨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상간 소송 재판 중에도 A씨가 가정폭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을 통해 경찰 신고 기록을 조회한 결과, 관련 기록은 전혀 없었다.
스토킹 혐의의 근거가 된 행동은 A씨가 B씨의 차에서 내리는 아내를 보고 차량 번호를 적어 둔 행위였다. A씨는 이를 토대로 추가 증거를 확보해 상간 소송을 시작했던 것이다.
A씨는 B씨가 과거 아내에게 “군인은 징계 먹기 쉽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자신의 직업적 약점을 노린 명백한 보복성 고소라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입증이 관건…“고소장부터 확보해야”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고소가 명백한 허위 사실에 기반했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무고죄로 처벌받게 할 수 있다. 무고죄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변호사들은 우선 B씨의 고소장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정우 나상혁 변호사는 “가정폭력·스토킹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로 신고하면 무고죄로 고소 가능하고,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씨가 A씨의 군인 신분을 악용하려 한 정황은 무고죄의 ‘목적성’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공무원 신분을 이용한 고의적 보복성 고소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있으므로, 무고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봤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도 “상간남이 군인에 대한 징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무고의 고의성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다만 무고죄는 입증이 매우 까다롭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무고는 다른 형사 사건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입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인 신분 A씨, 역고소보다 '무죄 입증'이 먼저
변호사들은 A씨가 무고죄 역고소를 생각하기에 앞서, 당장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벗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의 신분이 직업군인이라 일반인보다 위험이 훨씬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법무법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는 “가정폭력과 스토킹 범죄는 군에게 수사권과 재판권이 있다”며 “군사경찰은 민간경찰과 달리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없고, 무조건 군검찰에 송치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군 검사가 기소하면 군사재판을 받게 된다.
김 변호사는 “재판 결과 벌금형이 나오면 현역부적합심의에 회부되고, 집행유예 이상이 나오면 제적돼 퇴직금이나 연금 50%가 삭감된다”고 경고했다. B씨의 고소는 A씨의 군 생활 자체를 끝낼 수 있는 위협인 셈이다.
따라서 역고소나 민사소송은 A씨가 먼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 진행하는 것이 순서다.
김동훈 클리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우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 내용을 확보하고 허위사실 고소임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후 상간자에 대한 무고죄 고소를 진행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