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까? '집단 성폭력' 포스코의 현실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까? '집단 성폭력' 포스코의 현실
부서 동료들로부터 3년간 성폭력에 시달린 피해자
지난해 이미 한차례 사내 신고했지만, 가해자 감봉 3개월 징계로 그쳐
이후 따돌림 당하는 등 2차 피해⋯사측은 논란되자 부랴부랴 수습 나서

더불어 함께 발전한다던 포스코, 알고보니 지난 3년간 '더불어 함께' 성폭력 사태를 방치했다. 피해자는 지난해에 이미 성추행 등을 당했다며 회사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지만, 회사는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연합뉴스·네이버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포스코가 '뒷북' 수습안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최근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지난 27일 관련 임원 6명을 징계했다"면서 "가해자 4명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와 상관없이 오는 7월 1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원 A씨의 고소를 시작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입사 후 약 3년간 지속적으로 같은 부서 동료들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A씨는 해당 부서의 유일한 여성 직원이었다. 성희롱 등으로 고통을 받던 A씨는 결국 회사에 이를 신고했는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2차 가해를 당했고, 성폭행까지 당했다.
이렇게 범행이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사내 성폭력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안일했던 포스코의 대처 때문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논란이 거세진 이제서야 급히 사건 수습에 나섰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임직원 메일을 통해 피해 직원에 대한 사과와 함께 "그간 소홀하거나 미흡했던 부분들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과감히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과연 이런 뒷북 반성과 수습안 발표로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 포스코가 이번 사건으로 지게 될 법적 책임을 로톡뉴스가 살펴봤다.
A씨는 지난 2018년 입사한 이래로 꾸준히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로 근무 시간에 외모 평가를 하거나 "같이 남탕에 가자"는 식의 음담패설로 모욕감을 줬다. 또한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게 하거나, 허벅지를 만지고 끌어안는 등 성추행도 만연하게 이뤄졌다. "인사평가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 때문에 A씨는 회식 자리를 피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참다못한 A씨는 결국 가해자 중 한명인 상사 B씨를 지난해 12월 포스코 감사부서에 신고했다. 사내 조사가 이뤄졌지만, B씨의 징계는 '감봉 3개월'이 끝이었다. 이후 '별일 아닌 일로 한 가정을 파탄 냈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등 오히려 따돌림을 당했다.
우선, 성추행 가해자 등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된다. 포스코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는 사업주나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14조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사항들을 명시해뒀다. 특히, 피해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가 집단 따돌림을 당함에도 이를 방치했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될 수 있다.
설사, 실무진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한다고 해도 포스코는 책임을 완전히 털어낼 수는 없다. 양벌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범죄에 대해 그 행위자뿐 아니라 해당 범죄 방지에 주의⋅감독을 게을리한 회사 측에도 책임을 묻는 조항이다.
이 밖에도 A씨는 성추행 신고 후 잠시 부서 이동을 했다가, 곧 원래 부서로 복귀해야만 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측은 "본인이 원해서 한 부서 이동"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일반적으로 성폭력 가해자가 있는 부서로의 복귀를 선택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A씨 역시 사측이 강압적으로 복귀를 종용했다는 입장이다.
만약, A씨가 원치 않았는데 원래 부서로 돌아오도록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역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피해 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나 인사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에도 위반된다. 성폭력 피해자 등에게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성폭력방지법 제8조). A씨 경우처럼,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 조치 등이 여기 해당한다. 해당 법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고, 포스코도 양벌규정에 의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잇따른 사내 성범죄는 결국 성폭행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5월, A씨는 같은 사택에 살고 있던 동료 직원 C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런데 포스코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도 가해자인 C씨를 계속해서 같은 사택에 머물게 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내 성폭력에 대해 거듭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포스코.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김학동 부회장은 지난 23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 당일에도 관련자들이 피해자의 집에 사과를 구실로 일방적으로 찾아간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의 여론만 더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