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버지가 숨긴 수표 4천만원...'횡재'인 줄 알았더니, 잘못 쓰면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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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버지가 숨긴 수표 4천만원...'횡재'인 줄 알았더니, 잘못 쓰면 '횡령'

2025. 10. 21 16:1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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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공제 기간 앞둔 4천만원

횡령죄 적용 가능성 진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집 정리 중 4년 전에 아버지가 숨겨둔 수표 4천만 원을 발견했습니다. 중증 치매 상태라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중증치매를 앓는 아버지(B씨)를 4년째 요양원에서 모시고 있는 자녀(A씨)는 최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입원 직전, 망상이 심했던 아버지가 은행에서 수표로 인출해 집 안에 숨겨두었던 4천만 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발견한 것이다.


어머니는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자녀 A씨는 현재 아버지의 통장에 있는 돈으로 매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지불하고 있다.


A씨는 이 수표를 아버지의 병원비 등 재산으로 편입하여 관리하고 싶지만, 아버지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법적 문제가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과거 2016년 초에 아버지로부터 2천만 원을 증여받은 이력이 있어, 이 수표를 사용할 경우 증여세 합산 과세 문제가 발생할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쟁점 분석: 수표 사용 권한과 세금 문제

A씨의 상황에는 크게 세 가지 법적 쟁점이 존재한다. '수표의 합법적 사용 권한', '증여세 합산 과세 여부', 그리고 '병원비 지불 방식의 증여세 문제'이다.


1) 의사무능력자 재산, 자녀가 임의로 사용 가능한가?

현재 아버지(B씨)는 중증치매로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의사무능력 상태이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아버지 명의 수표를 자녀가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무권대리에 해당하며, 향후 상속재산 관리나 횡령 문제로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거나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법률이 정한 법정대리인 자격이 필요하다.


법률 전문가들은 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여 A씨가 후견인으로 지정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후견인으로 지정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표를 아버지의 재산으로 편입(입금)하여 합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 증여세 10년 공제 기간을 넘기면 안전한가?

A씨는 2016년 초에 2천만 원을 증여받은 기록이 있어, 이번 4천만 원을 합산할 경우 6천만 원에 대한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려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10년간 5천만 원까지 증여세가 공제(면제)된다.


A씨는 10년 공제 기간이 경과하는 2026년 초 이후에 수표를 사용하면 증여세 합산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치매 상태인 아버님은 증여 의사를 표현할 수 없으므로, 수표 발견 및 사용 행위 자체를 ‘증여’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증여는 ‘주는 사람’의 명확한 의사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10년 공제 기간 계산은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다.


다만, 만약 증여로 간주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박영재 변호사는 "국세청은 '사용 시점'이 아니라 '실질적 증여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A씨가 개인 용도로 무단 사용한다면 증여나 횡령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수표를 아버지 명의 계좌에 입금하고 아버지의 재산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병원비 지불을 위한 계좌 경유, 증여로 오인되나?

A씨는 아버지의 통장 관리 편의를 위해 아버지 통장 → 본인 통장 → 병원 순서로 병원비를 지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아버지 재산이 자녀에게 증여되었다’고 문제 삼을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아버지의 재산으로 아버지의 병원비를 내는 것은 자녀로서 당연한 부양의무의 이행 과정”이라며, “돈의 최종 목적지가 병원임이 명확하고 이체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면 증여로 문제 삼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불필요한 세무조사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버지 계좌에서 병원으로 직접 이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병원비 영수증과 계좌거래내역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한다.


성년후견 개시로 합법적 관리 권한 확보해야

중증치매 아버지를 부양하며 발견한 수표 4천만 원을 합법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불필요한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성년후견인 지정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가정법원을 통해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받아 아버지의 재산 관리 권한을 확보한 뒤, 해당 수표를 아버지 명의 계좌에 입금하여 아버지의 복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법적 권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병원비 대납 방식은 증빙자료를 철저히 갖춘다면 증여로 문제 될 가능성은 낮다.


성년후견 제도를 통해 아버지의 재산 관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치매 부모를 둔 자녀가 마주할 수 있는 재산 관리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최종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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