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20일째 되는 날, 20살 연상 남편 살해…22살 여성은 왜 감형받았나
혼인신고 20일째 되는 날, 20살 연상 남편 살해…22살 여성은 왜 감형받았나
1심 징역 17년 → 2심 징역 15년

돈 문제로 다투다가 흉기로 40대 남편을 살해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혼인신고를 한 지 불과 20일째 되는 날이었다. 20대 여성 A(22)씨가 20살 연상 남편 B(42)씨를 집에서 흉기로 살해했다. 혼인신고 전, 남편이 "결혼하면 고가의 예물·예금·자동차· 주택 등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A씨의 범행 계기였다.
A씨에게 1심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은 징역 15년으로 감형해줬다. 어떤 이유였을까.
A씨는 지난해 6월, 술에 취해 누워있던 남편을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A씨는 남편과 다투는 과정에서 그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무시한다는 생각에 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2시간에 걸쳐 남편의 사망 여부를 확인해가며 흉기를 거듭 휘둘렀고, 범행 당일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해 10월,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노호성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피해자가 겪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며 "피고인(A씨)은 피해자 사망을 확인한 뒤로도 한동안 범행 장소에 머무르며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나쁘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에 해당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A씨는 동생을 폭행해 수사를 받은 전력도 있었고,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공원 화장실에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단, 폭행 혐의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가 기각되며 처벌에 이르진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6일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정현미 김진하)는 범행의 잔인함을 지적하면서도, A씨가 살아온 가정 환경과 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 감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부모의 방임 또는 학대로 정서·경제적 돌봄을 받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별다른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여러 대회에서 상도 받았다"며 "장애가 있는 동생을 보살피는 등 불우한 환경을 딛고 괜찮은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다가 사회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B씨의 허황된 제안을 받아들여 혼인신고를 했다"면서 "B씨에게 받은 모욕, 성적 수치심, 기망 행위에 대한 분노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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