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벤츠 차주,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나?…'이 법' 위반 여부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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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벤츠 차주,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나?…'이 법' 위반 여부 따져보니

2025. 11. 10 14:5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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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모욕죄·경범죄 적용 어려워

혐오 표현 처벌엔 입법 공백

욱일기를 붙인 흰색 벤츠 SUV 모습. /보배드림 인스타그램 캡처

대구 도심에서 일본 욱일기를 차량 옆면과 뒷면에 도배한 흰색 벤츠 SUV가 포착돼 온라인이 들끓었다. "독일 차에 전범기 도배라니", "법적으로 어떻게 안 되냐"는 누리꾼들의 분노가 쏟아졌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물이 버젓이 도로를 활보하는 이 상황, 현행법으로 '참교육'은 가능할까?


현행법상 직접 처벌 '불가'… 처벌 법안은 '발의'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로선 운전자를 처벌하기 어렵다. 욱일기 사용 자체를 직접적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현행 형법 또는 특별법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욱일기 사용 처벌법'(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태일 뿐,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법률이 아니다. 이 개정안은 욱일기 등을 국내에서 사용·착용하거나 게재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욕죄나 경범죄 적용도 어려워

그렇다면 다른 법률을 간접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한다. 욱일기 부착은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특정된 피해자를 향한 모욕으로 보긴 어렵다.


경범죄처벌법(불안감 조성)은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할 때 적용된다. 단순히 상징물을 부착한 행위가 '몹시 거친 행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불명확하다. 이를 처벌할 경우, 형벌 법규를 과도하게 확장 해석해 '죄형법정주의'(법률에 규정된 것만 처벌)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높다.


자신의 차량에 부착했기 때문에 타인의 재산에 광고물을 붙이는 행위(경범죄)에도 해당하지 않고, 상업적 목적의 광고물이 아니므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으로 보기도 어렵다.


혐오 표현이지만…처벌은 '입법 공백'

이러한 행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과 '혐오 표현' 규제 영역 사이에 걸쳐 있다. 욱일기는 역사적 맥락상 명백한 혐오 표현으로 볼 여지가 크지만, 헌법재판소 결정례에 따르면 한국은 아직 혐오 표현을 직접 처벌하는 법률이 없다.


독일이 역사적 반성에 따라 나치 상징물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국민적 분노가 크더라도 현행법 체계에서는 욱일기 부착 차량 운전자를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렵다. 근본적인 해결은 입법적 해결, 즉 국회에 계류 중인 욱일기 처벌법의 통과 여부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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