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한의사가 손으로 10여 차례 환자 엉덩이 두드려…어떤 죄 적용 하지?
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한의사가 손으로 10여 차례 환자 엉덩이 두드려…어떤 죄 적용 하지?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성폭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해당할 수 있어
두 법조를 함께 적시해 고소하는 게 바람직

한의사가 A씨에게 침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거부의사에도 엉덩이를 10여 차례 손으로 두드렸다. 그를 고소할 수 있을까?/셔터스톡
A씨가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에 갔다. 한의사는 “허리 통증에는 무릎 뒤(오금)에 침을 놓아야 한다”며 A씨의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게 한 뒤 침을 놓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는 별도의 설명이나 사전 동의 없이 갑작스럽게 A씨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10~15회 반복적으로 두드렸다.
A씨가 “왜 그렇게 하느냐”고 항의하였음에도 한의사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행위를 중단하지 않았다. A씨가 “거긴 안 하셨으면 좋겠다. 내 손으로 하겠다”고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자, 그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당신 같은 환자는 처음 본다”고 반응했다.
A씨가 이 일을 가지고 친척 한의사에게 문의하니, “통상적 진료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했다. A씨는 이 의사를 강제추행죄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고소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강제추행으로만 고소하는 것보다는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까지 포함해 고소하는 게 더 유리
해당 한의사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더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도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해당 한의사는 의료행위라는 명목으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불쾌한 언행을 행하였기 때문에, 강제추행죄로 고소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그가 한의사라는 직업적 지위를 이용해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서아람 변호사는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A씨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해당 행위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한 추행이 성립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법무법인 신진 문종원 변호사는 “의사가 시술자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환자에게 지시를 내리고, 그 과정에서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접촉을 한 점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요건에도 부합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A씨는 두 법조를 함께 적시해 고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문 변호사는 조언했다.
‘통상적 진료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는 친척 한의사의 진술은 매우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어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친척 한의사로부터 ‘통상적 진료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받는 것은 매우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해당 행위가 치료상 필요하지 않았으며 시술자의 설명 없이 이뤄졌다는 점은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용한다”고 그는 말한다.
민경남 변호사도 “친척 한의사의 진술은 해당 행위가 통상적인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피고소인의 행위가 의료적 목적이 아닌 다른 의도에서 비롯되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더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도 해당할 여지가 크다”며 “가해자가 시술자라는 지위를 이용했고, 피해자는 치료라는 명목 아래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둔부 부위를 반복적으로 접촉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