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기소유예, 새 범죄 저지르면 가중처벌될까?
20년 전 기소유예, 새 범죄 저지르면 가중처벌될까?
'기록 삭제' 믿었는데…전과 아니지만 수사기록 남아, 동종 범죄 재범 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20년 전 기소유예 처분 기록이 다른 범죄에 연루될 경우, 법적으로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기록이 남아있어 양형 판단 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0년 전 한 차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A씨. 당시 죄를 인정해 검찰이 기회를 준 것이지만, 이 기록이 나중에 발목을 잡을까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혹시라도 다른 범죄에 연루될 경우, 이 오래된 기소유예 기록 때문에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지 불안하다.
20년 지나 실효됐다? VS 수사기록은 남아있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그럼에도 수사 기록이 남아 있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효력이 소멸된다"며 "특히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기소유예 기록은 이미 실효되어 수사기관에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 사실은 수사기관 기록에서는 삭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전과 기록은 사라지지만 수사기록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전과 아니지만, 양형에 불리한 '자료'
법적으로 기소유예는 유죄판결이 아니므로 전과(前科)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20년 전의 사건이라면 대부분 공소시효가 완성돼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기소유예 처분 기록을 조회할 수 있다. 문제는 이후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 기록이 법원의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일)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원은 범행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형량을 정하는데(형법 제51조), 과거 기소유예 전력도 '불리한 양형 요소'로 참고할 수 있다. 특히 비슷한 종류의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동종 범죄에 대한 기소유예라면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물론 20년이나 지난 오래된 기록이므로 최근의 기록에 비해 영향력은 적을 수 있지만, 완전히 무시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