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000만원 낼 돈 없다"는 음주운전자, 정식재판 청구는 희망일까 도박일까
"벌금 1000만원 낼 돈 없다"는 음주운전자, 정식재판 청구는 희망일까 도박일까
혈중알코올농도 0.164%로 최고액 벌금
감액 가능성 낮지만, 분할 납부 등 현실적 대안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의 악몽은 한순간의 음주운전에서 시작됐다.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64%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오토바이와 가벼운 충돌을 일으켰다. 하지만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채 약 500m를 더 주행했고, 뒤따라온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고서야 차를 멈췄다.
A씨는 경찰 조사에 순순히 협조했고 피해자와도 원만히 합의를 마쳤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만으로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서 법이 정한 최고액인 벌금 1,000만 원을 명령했다.
"벌금 천만원이 나왔는데 지금 낼 여유가 없습니다. 대출에 월세 살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감액 힘든 '0.164%'의 벽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힌 A씨가 기댈 곳은 정식재판 청구뿐이다. 도로교통법상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에 대한 법정형은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미 최고액이 나온 만큼, 감액을 위해서는 재판부를 설득할 강력한 양형 자료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합의 등은 유리한 사정이지만, 0.164%라는 높은 수치가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진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액 희망 vs 증액 공포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벌금이 더 오르거나, 무혐의 처분된 뺑소니 혐의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때 적용되는 것이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다.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법원은 원래의 약식명령보다 더 무거운 종류의 형, 예를 들어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함정이 있다.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늘어나는 것은 가능하다. 백창협 변호사는 "정식재판 청구 후 벌금액이 상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뺑소니 혐의가 부활할 가능성은 낮지만, 재판 중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면 검사가 혐의를 추가할 위험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벼랑 끝 운전자, 현실적 대안은?
결국 정식재판 청구는 A씨에게 '양날의 검'이다. 감액 기회와 증액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변호사들은 7일이라는 짧은 청구 기간을 놓치지 않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된다면 다른 길도 있다. 법원에 경제적 어려움을 상세히 소명하고 벌금 납부를 연기하거나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내는 '분할 납부'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는 당장의 경제적 압박을 덜어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