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거 끝 "2천만원 달라"? 법원 "생활비는 기여 아냐" 특유재산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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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거 끝 "2천만원 달라"? 법원 "생활비는 기여 아냐" 특유재산 제외

2025. 10. 14 14:0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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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부모님 증여금은 특유재산, 생활비 지출은 재산형성 기여 아냐"

퇴거불응 시 명도소송 및 '맞불작전'도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내 월급으로 먹고살았잖아" 2년간 함께 산 남성이 이별의 대가로 2,000만 원을 요구하며 A씨의 집에서 버티고 있다. 법적으로 타당한 요구일까.


성격 차이로 2년간의 사실혼 관계에 종지부를 찍기로 한 여성 A씨. 하지만 남성은 “그동안 내 월급으로 생활했으니 재산의 절반인 2,000만 원을 달라”며 A씨 명의의 전셋집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A씨는 하루빨리 이 관계를 정리하고 싶지만, 남성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아버지가 주신 돈까지 나누자고?… 분할 대상 아닌 '특유재산'

두 사람의 보금자리였던 전셋집 보증금 3,800만 원은 A씨 명의 대출과 그녀의 아버지가 보태준 2,000만 원으로 마련됐다.


남성은 매달 월급을 생활비와 대출 이자 명목으로 A씨에게 건넸다. 문제는 헤어지면서 터졌다. 남성은 본인 월급이 들어갔으니 집값의 절반을 달라며 권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 아버지가 지원한 2,000만 원은 민법상 ‘특유재산’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한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졌거나, 혼인 중 자신의 이름으로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말한다.


법원은 이 돈이 부부 공동의 노력과 무관하게 형성됐다고 본다. 따라서 실제 분할 대상은 전세보증금 중 특유재산을 뺀 1,800만 원과 다른 공동 재산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내 월급 다 줬잖아!"… 생활비는 재산 기여가 아니다?

남성은 자신의 월급이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의 시각은 다르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남편이 2년간 월급을 가계에 기여한 점은 인정되나, 그 월급으로 대출 이자와 생활비를 사용했다면 이는 공동생활 유지를 위한 통상적인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재산을 '불리는' 데 쓴 돈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해 '쓴' 돈은 재산분할 기여도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 역시 “상대방 급여가 주로 생활비·이자에 쓰인 경우 재산형성 기여는 제한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과 A씨 측의 초기 자금 기여도를 고려하면 남성의 기여도는 매우 낮게 책정될 수 있다.


오히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역공에 나설 카드도 있다고 조언한다. 남성이 재산분할을 강력히 원한다면, A씨 역시 사실혼 기간 중 남성 명의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 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 명의의 차량이나 오토바이, 예금 등이 있다면 이 역시 공동재산으로 보고 A씨의 기여분을 주장하는 '맞불 작전'이 가능하다.


이는 남성의 무리한 요구를 철회시키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효과적인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버티는 동거인, 합법적으로 내보내는 3단계

A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남성의 ‘퇴거 불응’이다. 이 경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3단계 대응을 조언한다.


첫째, ‘내용증명’ 발송이다. 사실혼 관계가 끝났으며, 정해진 날짜까지 집을 비워달라는 의사를 명확히 통보하는 것이다.


둘째, 내용증명에도 나가지 않으면 법원에 ‘건물인도청구소송(명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셋째, 현실적인 협상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소액의 이사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신속한 퇴거와 재산분할 포기 각서 작성을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A씨의 재산을 지키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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