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라고 문자 보냈더니, 돈 대신 고소장이 날아왔다⋯'불법 추심 혐의'로
빚 갚으라고 문자 보냈더니, 돈 대신 고소장이 날아왔다⋯'불법 추심 혐의'로
단순히 독촉 문자 보낸 것은 '불법 추심'으로 볼 수 없어
불법추심 혐의로 '고소당한' 것과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은 관련 없어

수천만원을 빌려 간 B씨는 돈을 갚기로 한 날짜가 한참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이에 "돈을 언제 갚을 수 있냐"는 내용의 문자를 몇 번 보낸 게 전부인데 고소를 당했다. 불법추심 혐의로. /게티이미지코리아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빌려줬던 돈은 못 받고, 오히려 '형사 고소'를 당했다. 불법 추심을 했다는 혐의였다.
물론 A씨도 빚 독촉을 하긴 했다. 하지만 "돈을 언제 갚을 수 있냐"는 내용의 문자를 몇 번 보낸 게 전부다. 수천만원을 빌려 간 상대방은 돈을 갚기로 한 날짜가 한참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지금까지 갚은 돈도 전혀 없다.
이제는 A씨도 마냥 기다리기 힘든 상황. 그는 돈을 빌려간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고 싶다. 그런데 자신이 불법 추심 혐의로 고소당한 게 혹시나 악영향을 줄까 봐 걱정이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독촉했다고 해서 불법 추심이 되지는 않는다"며 실제 A씨가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문자로 빚 독촉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단순히 독촉했다고 해서 불법 추심은 아니다"라고 했다.
변호사들은 불법 추심은 '다음과 같은 경우'라며 몇 가지 예를 들어줬다.
①채무자(돈을 빌린 사람⋅B씨)를 폭행⋅협박, 또는 체포하거나 감금하는 행위
②야간(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에, 또는 허가 없이 채무자의 집을 방문하는 행위
③채무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채무사실을 알리는 행위
④반복적인 전화, 문자, 영상 등으로 채무자의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이처럼) A씨가 야간에 B씨의 집에서 소란을 피웠거나, 심각한 폭언, 협박 등을 한 게 아니라면 불법 추심에 해당할 여지는 비교적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사들은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과 A씨가 불법 추심 혐의로 고소당한 것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별개의 사건이라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설사 A씨가 불법 추심을 한 게 사실이라도)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손해가 생기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
돈을 빌려 갈 때 B씨가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면, 형법상 사기죄(제347조)가 성립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B씨가 돈을 빌린 뒤 변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B씨를 고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진규 변호사도 "B씨의 태도로 볼 때 스스로 돈을 갚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사기죄로 고소하는 등의 절차를 신속히 밟길 바란다"고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