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아는 경찰?… 실제 수사인가 피싱인가? 변호사가 말하는 구별법
주민번호 아는 경찰?… 실제 수사인가 피싱인가? 변호사가 말하는 구별법
개인정보 꿰뚫는 수법에 '진짜인 줄'
전문가들 '전형적 피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사진 보냈죠?”
어느 날 010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남성은 당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까지 정확히 읊으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됐다고 압박한다.
덜컥 겁을 먹고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내뱉는 순간, 당신은 교묘하게 법 집행을 가장한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의 표적이 된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정확한 대처법 숙지를 당부했다.
“제가 한 것 같습니다”…덫에 걸려든 한마디
최근 A씨는 자신을 충남 지역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010으로 시작하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하면서도 A씨의 이름은 물론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주소, 집 주소까지 줄줄 읊었다.
그가 내세운 혐의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였다. 인스타그램 직접 메시지로 한 여성에게 문제의 사진을 보내 고소당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보이스피싱이라고 여겼지만, 너무나 상세한 개인정보에 A씨는 점차 공포에 빠졌다. A씨가 “지금 일 중이어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말하자, 잠시 후 다른 010 번호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계속된 추궁에 A씨는 결국 “제가 한 것 같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기다렸다는 듯 “집 가까운 경찰서로 사건을 이관해 주겠다”며 고소장을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다.
심지어 A씨가 최근 전입신고한 주소까지 정확히 알고 있자, A씨는 그를 진짜 경찰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A씨가 고소장 정보공개 청구를 위해 경찰관의 정확한 소속을 묻자, 상대방은 돌연 전화와 문자를 모두 무시했다. 결국 A씨가 직접 충남 지역 경찰서 세 곳에 문의했지만, 어디에도 해당 고소 기록은 없었다.
“고소장 보내주는 경찰 없다”…엇갈리는 변호사들 의견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경찰을 사칭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이엘 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임영호 변호사는 “경찰관이 피고소인에게 고소장을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먼저 제안하는 경우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경찰관이 고소장을 보내주는 경우는 없으며, 개인정보를 자세히 알려주는 경우도 없습니다. 피싱범인 것으로 추정됩니다”라며 금전 요구에 응하지 말고 무시할 것을 조언했다.
어텐션 법률사무소의 이용익 변호사도 “고소장을 경찰이 먼저 보내는 경우는 없으며, 처음부터 자신의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연락하는 경우도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변호사들은 실제 수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외근이 많거나 업무량이 과중한 팀의 경우 유선전화가 아닌 해당 팀이 사용하는 업무용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반포 법률사무소의 이재현 변호사 또한 “경찰이 010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하는 경우는 실제로도 더러 있습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