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추행 못 견딘 딸이 저항하자⋯딸 친구들에 '성관계 암시' 협박 편지 뿌린 새아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성추행 못 견딘 딸이 저항하자⋯딸 친구들에 '성관계 암시' 협박 편지 뿌린 새아빠

2020. 04. 20 17:25 작성2020. 04. 20 21:09 수정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2살부터 6년간 지속적으로 폭력과 강제추행⋯징역 6년 그리고 손해배상 5000만원

피해자 친구들에게 성관계 암시 협박편지 뿌렸던 뻔뻔한 새아빠

재판에서도 "딸이 유혹했다" 주장했지만, 자신이 쓰게 한 '합의서'에 발목

6년이 넘는 폭력과 성추행에 못 견딘 피해자가 반항하자 '성관계 암시' 편지를 피해자가 다니는 학교에 뿌린 새아빠.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끝까지 "피해자가 유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딸이 스스로 자기 중요 부위에 내 손을 끌어다 놓았습니다. 그래서 '해도 되냐?'고 여러 차례 물어보고, 동의하는 거로 여기고⋯."


'새아빠'는 끝까지 뻔뻔했다.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 등 다섯 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끊임없이 '딸이 유혹했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애초에 딸의 행동 때문에 성관계를 시도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자기는 동의를 여러 차례 구했다는 말이었다.


피해자는 이 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는데도 '새아빠' A씨의 주장은 거침이 없었다.


가장 어렸던 피해자를 노려 성추행한 새아빠

'새아빠' A씨는 피해자가 10살 때부터 같이 살았다. 엄마는 피해자를 포함해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막내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이들 가족 모두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은 12살 되던 해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기억만큼은 또렷했다. 피해자는 A씨를 처음 추행을 당한 뒤 6년이 지나서야 형사고소했는데, 재판을 맡았던 수원지법 형사부(재판장 김정민 부장판사)조차 판결문에서 "오래전 일이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다"고 적시했다.


판결문에는 A씨가 피해자에게 한 끔찍한 행위들이 나열돼있다. A씨는 피해자에게 볼에 뽀뽀하는 수준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더 수위가 높아졌고 14살 때는 중요 부위와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당시 어렸던 피해자는 A씨에게 소극적으로 저항했었다. 그러나 성인에 가까워질수록 확실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신고하려는 시도는 A씨의 주먹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이 일은 절대 비밀이다" 10일간 괴롭혀 합의서 쓰게 해

피해자가 고등학생이었던 지난 2017년. 엄마가 외출한 사이 집에 단둘이 있게 되자 A씨는 이번엔 피해자와 성관계를 시도했다. 피해자가 거실로 뛰쳐나와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등 강하게 반항하자 그제야 행동을 멈췄다.


그 뒤 10일 동안 A씨는 피해자를 다른 일로 괴롭혔다. 피해자에게 합의서를 쓰도록 종용한 것이다. 피해자가 위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면 A씨에게 배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배상금을 3000만원이라고 했다가, 나중엔 5000만원으로 올렸다.


나중에 이 합의서는 A씨의 죄를 사실로 인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담당 재판부는 "피고인(A씨)이 피해자에게 어떤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스스로 피해자에게 제3자에게 발설하지 말 것을 계속해서 요구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새아빠의 뻔뻔한 소송 "비밀 유지 약속 어겼으니 3000만원 내놔라"

형사소송에서 A씨는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5부는 A씨 혐의였던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아청법상 강제추행,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협박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도 200시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A씨가 끝까지 주장한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고, 남자친구를 자유롭게 만나기 위해 나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항변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상식에 반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A씨의 뻔뻔한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피해자에게 역으로 민사소송을 걸었다. 비밀을 유지하기로 했고, 그걸 어기면 3000만원(이후 합의서에서는 5000만원)을 배상하기로 했으니 그걸 지키라는 소송이었다.


이에 피해자도 A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간 끝에 형이 확정된 A씨의 형사판결문을 바탕으로 했다. "공서양속(公序良俗)에 반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근거로 수천만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민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자인 원고에게 2차 가해를 하면서 합의를 강요한다"며 위자료 5000만원을 달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학교에 협박 편지까지 보냈던 '새아빠', 끝까지 적반하장

이 민사소송에서도 '새아빠' A씨는 끝까지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았다. A씨 측은 "피해자는 성적이 최하위권이어서 대학 진학에 뜻이 없었다"거나 "형사재판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모두 피해자인 "A씨가 저지른 일 때문에 학교생활을 못 하게 됐다"는 주장을 공격하기 위한 주장이었다.


A씨는 피해자와 성관계를 암시하는 편지를 학교에 뿌렸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극단적 시도까지 했지만 이를 '쇼'라고 말했다. 끝까지 "거짓으로 시도한 것이다" "진짜 죽으려고 한 것이 아니다"는 주장을 펼쳤다.


민사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이소연 판사는 "피고(A씨)가 아동⋅청소년이었던 원고를 강제 추행하거나 상해를 가하여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원고(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원고(피해자)가 입은 정신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위자료는 5000만원을 모두 인정했다. 원고 측 소송 비용도 모두 A씨가 부담하라고 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