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거짓 수리' 의혹 파문…사기·표시광고법 위반 두고 법적 공방 예고
디올 '거짓 수리' 의혹 파문…사기·표시광고법 위반 두고 법적 공방 예고
본사 수리 약속하고 사설업체 위탁
사기·재물손괴 혐의로 고소

디올의 쇼라인 명품백 /연합뉴스
한정판 명품 가방의 수리를 맡긴 고객에게 프랑스 본사 수리를 약속해 놓고 실제로는 국내 사설업체에 위탁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세계적 명품 브랜드 디올이 결국 형사 고소와 정부 조사를 동시에 받게 됐다.
법무법인 평정은 고객 A씨를 대리해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대표와 서울 강남 매장 관계자, 국내 수선업체 관계자 등을 사기 및 재물손괴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도 마친 상태다.
본사 수리 호도, 사기죄 성립할까
이번 사건의 핵심 형사 쟁점은 사기죄와 재물손괴죄의 성립 여부다.
매장 측이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수리해 주겠다"고 안내한 뒤 실제로는 국내 사설업체에 맡긴 행위는 형법상 기망행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명품 브랜드 사후관리(A/S)에서 본사 직접 수리와 사설업체 위탁 수리는 품질과 자산 가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편취의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따라서 안내 시점에 이미 국내 위탁이 예정돼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무상 수리였을 경우 재산상 이익의 취득 구조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법리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임의 수리에 따른 재물손괴 혐의
사설 수선업체 관계자에게 적용된 재물손괴 혐의는 고객 동의 없이 가방 외부 장식인 비즈를 임의로 옮겨 붙여 제품의 원형을 변경한 데서 비롯됐다.

한정판 명품 가방은 원형 보존 자체가 핵심 가치인 만큼, 임의 수리로 가치가 하락했다면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
표시광고법 위반과 과징금 리스크
행정적으로는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디올의 A/S 약관은 수리 방법과 예산, 기간 등을 사전에 고지하고 고객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수리 주체를 허위로 고지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가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또는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할 예정이다.
위반이 인정될 경우 디올은 매출액의 100분의 2 범위 내(매출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5억 원 이하)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약관의 불공정성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올의 A/S 약관이 수리 주체나 위탁 가능성을 분명히 규정하지 않았다면 약관규제법상 명확성 원칙 위반 또는 불공정 약관 조항으로 인정돼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제조물책임법은 제품 자체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 대상에서 제외하므로 이번 사건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고,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수선업체의 임의 수리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위탁자인 디올 역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 내지 연대 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
임의 수리로 인한 원형 훼손과 가치 하락분이 재산적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고, 별도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