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여학생에게 "몸매 예쁘다" 5만원 건넨 남성… 아동학대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 이유
[무죄] 여학생에게 "몸매 예쁘다" 5만원 건넨 남성… 아동학대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 이유
법원은 왜 무죄를 선고했나
"무서움과 성적 수치심은 다르다"
![[무죄] 여학생에게 "몸매 예쁘다" 5만원 건넨 남성… 아동학대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 이유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70881709527645.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1년 4월 8일, 경남 사천시 한 공원 야외무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던 여학생들에게 남성 A씨가 다가왔다. "몸매 예쁘고 키 크고 예쁘니까 이리 와봐라"라며 5만 원을 건넸다.
피해 아동은 이를 거절했고, A씨는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약 15~20분 후 A씨가 흰색 차량을 타고 다시 나타나자, 여학생들은 울면서 도망쳤다. A씨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됐다.
1심 유죄, 그리고 쌍방 항소
검찰은 A씨를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로 기소했다. 이 조항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2022년 6월 유죄를 선고했고(2021고단1430), 피고인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검찰은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쌍방이 항소했다.
"무서웠지만, 성적 수치심은 아니었다"
2심의 향방을 가른 것은 피해 아동의 법정 진술이었다. 피해 아동은 A씨가 돈을 주며 한 말이 "여자로서 몸매가 예쁘다"라는 식이었다고 진술하면서도, "성적 수치심은 들지 않았고 조금 무서웠다"고 분명히 구분했다.
몸매 이야기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 감정이 성적 수치심과는 다르다는 것이 피해 아동 본인의 판단이었다.
2심 "불쾌한 발언"과 "성적 학대"는 다르다
창원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국현)는 2023년 5월 9일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2노1699). 법원은 세 가지를 근거로 들었다.
첫째, 피해 아동 스스로 성적 수치심은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무서움·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은 구별된다. 둘째, A씨가 피해 아동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피해 아동 및 다른 학생들과 어떠한 신체 접촉도 없었다.
법원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가 '음란행위의 강요·매개'와 나란히 규정되고, 신체적 학대(5년 이하 징역)보다 중한 형량을 예정하고 있다는 법체계적 구조도 함께 고려했다. 그만큼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이라는 구성요건은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부적절한 행위와 범죄 사이
법원은 A씨가 "불쾌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동 보호의 필요성과 죄형법정주의 사이의 긴장이 드러나는 판결로, '도덕적 비난'과 '형사처벌'의 경계를 법원이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