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컴퓨터서 여친 '몰카·딥페이크' 발견…신고하려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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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컴퓨터서 여친 '몰카·딥페이크' 발견…신고하려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2026. 08. 13 17: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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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혐의로 구속된 친구, '집 빼야 한다'며 PC 맡겨…복구해보니 수백개 영상과 합성사진까지

친구 컴퓨터에서 여자친구의 불법촬영물 발견 시, 증거 확보를 위한 다운로드는 소지죄가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구속된 친구 B씨에게서 컴퓨터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월세가 밀려 집을 빼야 한다는 친구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컴퓨터를 가져왔다.


하지만 오랜 친구인 B씨가 자신의 여자친구 C씨와도 아는 사이였기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복구 프로그램을 이용해 컴퓨터를 확인했고, 그 안에서 나온 결과물에 경악했다. 1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불법촬영물과 함께 자신의 여자친구 C씨를 몰래 촬영한 사진, 심지어 C씨의 얼굴에 알몸을 합성한 '딥페이크' 사진까지 발견한 것이다.


A씨는 B씨를 당장 고소하고 싶지만, 남의 컴퓨터를 몰래 복구하고 파일을 다운로드한 자신이 처벌받을까 두렵다. 과연 A씨는 법적 문제 없이 친구의 추가 범죄를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여자친구 몰래 찍고, 얼굴로 알몸 합성까지…명백한 추가 범죄


변호사들은 친구 B씨의 행위가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불법촬영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중대한 여죄가 발견된 만큼, 추가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여자친구에 대한 불법촬영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카메라등이용촬영죄) 위반, AI를 이용한 허위영상물 합성은 같은 법 제14조의2 제1항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 범죄 모두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달하는 중범죄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 역시 “지인 및 여자친구 사진을 AI 기술을 이용해 허위영상물(딥페이크)로 제작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동일한 PC에서 수백 개의 불법촬영물이 발견됐다면 현재 수사 중인 사건 외에도 상당한 여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짚었다.


증거 수집 위한 파일 복구, 처벌 가능성 낮지만…


A씨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본인 소유가 아닌 컴퓨터의 파일을 복구 프로그램으로 열어본 행위다. 자칫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나 사생활 침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친구에게 컴퓨터 보관을 직접 부탁받아 정당한 점유권이 있었고, 행위의 목적이 불법 촬영물이라는 중대 성범죄 단서를 발견한 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무적으로 수사기관은 성범죄 피해자 측이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하는 증거물의 수집 과정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도 “친구에게 직접 보관을 부탁받은 컴퓨터에 대한 것이고, 유치장 접견 녹음이 그 경위를 뒷받침하므로 정당한 점유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 피해를 인지하고 고소를 위한 증거 확보 차원의 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없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다만 일부 변호사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친구가 컴퓨터를 맡긴 것은 보관을 허락한 것이지 내부 파일 검색이나 삭제파일 복구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므로, 별도의 전자정보 침해 문제로 다투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위험한 건 '다운로드'…불법촬영물 소지죄 될 수 있어


변호사들이 A씨의 행위 중 가장 위험하다고 본 부분은 발견한 불법촬영물을 별도로 다운로드해 저장한 행위다.


성폭력처벌법은 불법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하는 행위 자체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증거 확보가 목적이었다고 해도 형식적으로는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환선 변호사는 “다운로드하여 저장한 파일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의 소지·저장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즉시 삭제하고, 고소는 수사기관이 직접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도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영상은 단순 소지·저장·시청하는 것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상담자님이 친구 측으로부터 비밀침해나 촬영물 소지 등으로 역고소를 당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PC 통째로 경찰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안전


결론적으로 변호사들은 A씨가 법적 위험을 피하면서 친구의 추가 범죄를 처벌받게 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컴퓨터 원본 제출’을 꼽았다.


더 이상 파일을 열람하거나 복사·전송하지 말고, 컴퓨터 본체와 이미 다운로드한 파일을 그대로 보존해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하라는 것이다. 피해자인 여자친구 C씨가 직접 고소장을 내면서, 컴퓨터를 맡게 된 경위와 파일을 발견한 과정까지 모두 설명하는 것이 좋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여자친구가 피해자로서 고소하면서 컴퓨터 자체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여 정식 디지털 포렌식을 받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A씨가 직접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법적 문제를 피하고 증거의 신빙성도 높일 수 있다.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 역시 “더 이상 파일을 열람·복사·전송하지 말고 현재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른 피해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자료도 임의로 전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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