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마다 '눈 없냐' DM 폭격"... 전 연인 7번 거절 무시한 '사이버 스토킹'
"새벽 4시마다 '눈 없냐' DM 폭격"... 전 연인 7번 거절 무시한 '사이버 스토킹'
"그만해" 7번 외쳐도 멈추지 않는 메시지 테러
변호사 10인이 내린 법적 진단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연인에게 "그만하라"는 명확한 거절 메시지를 7번이나 보냈음에도, 새벽 4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이 없냐"는 비난성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날아와 일상을 망가뜨린 사례가 발생했다.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던 A씨는 결국 변호사들에게 이 반복되는 괴롭힘이 범죄인지 여부를 물었고, 대다수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A씨와 전 여자친구는 현재 금전 문제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와 별개로 발생했다.
어느 날부터 전 여자친구는 A씨가 차단했던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차단을 스스로 해제하고, 시간을 가리지 않고 비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새벽 시간대 반복적으로 울리는 메시지 알림 때문에 A씨는 수면 장애를 겪는 등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며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도움을 요청했다.
7번의 명확한 '거절'…법의 눈엔 명백한 '스토킹' 증거
변호사 10명 중 다수는 A씨의 사연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반의사성)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반복할 경우 성립된다.
A씨가 상대에게 7차례나 "그만해라"라고 명확히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DM이 계속된 것은 스토킹 범죄의 핵심 요건인 ‘반의사성’과 ‘지속·반복성’을 모두 충족한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바른길의 안준표 변호사는 “명시적인 거절 통지에도 새벽에 반복적으로 DM을 보낸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갖춘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 역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반복적 연락은 명확히 스토킹 행위에 포함된다”며, 단순한 헤어진 연인 간의 감정싸움을 넘어선 범죄 행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초기 대응의 함정? 거절 후부턴 '일방적 괴롭힘'으로 전환
다만, 사건 초기에 A씨가 일부 대화에 응답한 기록이 '쌍방 다툼'으로 비쳐 법적 판단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찰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의뢰인이 초기에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응답한 부분이 있어 일방적 접근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최 변호사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는 결국 법적 판단의 분수령은 ‘명확한 거절 의사를 표현한 시점’이라는 데 동의했다. A씨가 "그만해라"라고 분명히 밝힌 이후에도 상대방이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했다면, 이는 명백히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스토킹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눈 없냐'는 막말 한마디에…스토킹 혐의에 '모욕죄'까지 추가되나
스토킹 혐의와 별개로, 메시지 내용에 따라 추가적인 형사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대방이 사용한 "눈이 없냐"는 표현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와 모욕죄 혐의를 병합해 신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모욕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하므로 1대1 대화에서는 성립이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모욕죄 성립 여부에 대한 쟁점일 뿐, 연락 자체의 반복성을 따지는 스토킹 범죄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사이버 족쇄' 끊는 3단계 대응법: 증거→고소→가처분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은 디지털 기반의 스토킹 피해를 겪을 경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3단계 대응 조언을 제시했다.
첫째, 증거 확보다. 상대방의 프로필, 메시지 발신 날짜, 시간 등이 모두 명확히 보이도록 대화창 전체를 캡처해야 한다. 특히 A씨가 거절 의사를 밝혔던 7번의 메시지 부분을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상대방의 추가 연락에는 절대 응답하지 말고 모든 기록을 남겨야 한다.
둘째, 형사 고소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에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정식 고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경찰에 100m 이내 접근금지나 통신매체를 이용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신청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셋째,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 매우 실효성이 높다”며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어 추가 연락을 막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