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내 신분증 사본으로 보험사 대출까지 받아…이 돈을 내가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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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내 신분증 사본으로 보험사 대출까지 받아…이 돈을 내가 갚아?

2023. 06. 08 12: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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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을 이유로 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으로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를 이유로 해당 보험사에 손해배상책임 물을 수도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A씨의 명의를 도용해 보험사 약관대출까지 받아 갔다. 이 경우 이 대출금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셔터스톡

A씨가 자녀 사칭 문자에 속아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 자녀인 줄 알고 신분증 사본을 넘겨주었는데, 범인들이 통장의 현금만 가져간 게 아니라 A씨 명의로 보험사 약관대출까지 받아 갔다.


이 때문에 보험사 대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문제가 되고 있다. 보험사 측에서는 “앱으로 본인인증을 해 대출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한 짓이라도 A씨가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A씨는 자기가 대출받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는 보험사 요구에 수긍할 수 없다. 정말 앱으로 본인인증을 진행한 것으로 금융사는 모든 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A씨에게 보험사 대출금을 갚을 의무가 있을까? 변호사 조언을 들어본다.


작성자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는 전자문서는 효력인정 안 돼

변호사들은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A씨의 명의를 도용해 보험사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A씨에게 대출금을 갚은 의무가 없다고 말한다. 해당 보험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하면, A씨는 그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는 “사기꾼이 A씨의 신분증을 이용해 보험사 약관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 효성 서동민 변호사도 “이런 경우 해당 보험사를 상대로 명의도용·위조를 이유로 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해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현암 최민기 변호사는 “A씨에게 대출 책임이 인정되려면 금융회사의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준수됐어야 하는데, 대출 과정에 A씨의 행위가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해 적극 다투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금융회사와 비대면 거래 때 전자문서를 통해 거래하는데, 해당 전자문서가 작성자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어야 전자문서는 효력을 갖는다”고 부연했다. 대출 과정에 A씨의 의사가 반영된 게 전혀 없다면, 채무에 대한 A씨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법률사무소 원탑 권재성 변호사는 “최근 법원은 금융기관의 주의의무를 엄격하게 인정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이 본인 확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명의를 도용당한 이에게 대출을 해줬다면 대출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전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에 따라 해당 보험사에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해당 보험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권한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과 함께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A씨가 범인들에게 비밀번호 알려준 게 아니라면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솔브 법률사무소 이주원 변호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이런 경우 금융사에 손해배상책임을 물리고, 피해자가 직접 비밀번호 등을 알려주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책임을 규정하는 법 조항이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A씨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과 함께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함께 제기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손해액 전부를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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