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하자"더니, 재산 뒤로 빼돌린 사기꾼…변호사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하라"
"합의하자"더니, 재산 뒤로 빼돌린 사기꾼…변호사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하라"
가족 명의로 돌렸다면 허위양도 의심⋯강제집행면탈죄로 추가 고소 가능

사기를 당해 손해배상 소송 승소 판결은 받아낸 A씨. 이를 바탕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려 준비하다 "합의하자"는 말에 잠시 이를 멈췄다. 하지만, 이것이 자신의 실수였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얼마 전 한 개인사업체 대표 B씨에게 사기를 당했다. 좋게 해결하고 싶었지만 B씨는 자신의 돈을 갚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결국 A씨는 B씨를 고소했고, B씨는 처벌받았다. 이후 A씨는 형사재판 결과를 바탕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역시 A씨의 승소였다.
재산조회로 자신이 몰랐던 B씨의 또 다른 사업장을 찾아낸 A씨. 이후 해당 사업장 매출이 들어오는 통장에 압류를 걸었다. 그러자 B씨에게 "합의하자"는 연락이 왔다. 형사재판부터 민사소송까지 합의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던 B씨였다. 의외의 연락에 놀라긴 했지만, 합의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었던 A씨는 이에 응했다. 하지만 이것이 자신의 실수였다. 합의금 금액을 조율하는 사이에 '사업자 명의'를 가족으로 바꿔둔 것.
A씨가 이를 따지자 "명의를 바꾸든, 안 바꾸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며 적반하장이다.
변호사들은 민형사상 대응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정우의 권형수 변호사는 "사업자 명의가 B씨에서 B씨의 가족 명의로 변경되었다면, 압류 등의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보인다"며 "해당 사업장 유체동산 등에 대한 은닉 내지는 허위양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단의 서정식 변호사도 "B씨가 사업자 명의를 가족으로 바꿔놓고 실질적인 운영을 계속한다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강제집행면탈죄(형법 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손괴·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하는 죄다. 이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B씨를 강제집행면탈죄로 추가 고소할 것을 권했다. 고소를 통해 사업자 명의 변경과 재산 처분의 불법성이 드러나면, 이를 바탕으로 민사소송을 할 수 있다. 다시 B씨의 명의로 재산을 되돌리고, 이를 A씨가 강제집행 하는 것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B씨의 사업장 양도가 허위 양도인 것으로 드러나면, 채권자 취소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A씨에게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채권자취소 소송은 채무자(빚을 진 사람·B씨)가 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한 법률 행위에 대해, 채권자(빚을 받아 낼 권리를 가진 사람·A씨)가 채무자의 재산 감소 행위를 취소하거나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다. 사해행위취소 소송으로도 불린다.
서정식 변호사도 "B씨가 사업자 명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업 관련 재산들에 대해 사해행위(집행대상이 될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한 것이 있다면,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통해 가해자의 재산으로 되돌려 강제 집행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