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일반인의 20배(10년)는 합헌"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일반인의 20배(10년)는 합헌"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지원' 허현준 전 행정관 헌법소원
공직선거법상 '공무원 지위 이용' 조항 등 위헌 주장
헌재 "공무원 선거법 위반은 은폐 가능성 커"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경우, 공소시효를 일반인의 20배로 설정한 현행법은 합법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연합뉴스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경우, 공소시효를 10년으로 정한 해당 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6일 헌재는 구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청구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근무한 허현준 전 행정관이다. 허 전 행정관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하여 친(親)정부 성향의 보수단체 33곳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허 전 행정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공무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위헌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위헌법률심판이란, 재판과 관련된 법률이 헌법에 반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당사자가 위헌법률심판을 법원에 제청할 수 있고, 법원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면 헌재에 '위헌 심판'을 청구한다.
그러나 법원이 허 전 행정관의 제청신청을 기각하자, 그는 지난 2018년 11월 공직선거법 조항 일부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심판대상 조항은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제255조 제1항 제10호 중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하여'에 관한 부분 △같은 법 제268조 제3항 중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10년으로 한 것'에 관한 부분이다.
해당 조항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고, 일반인의 공소시효보다 긴 10년의 공소시효를 적용한다.
허 전 행정관은 해당 조항의 '지위를 이용하여'는 불명확해 행위에 대한 처벌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게 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죄형법정주의란 "어떤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선,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또한 허 전 행정관은 단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일반 국민 공소시효(선거일 후 6개월) 20배를 규정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했다.
하지만 헌재는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헌재는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범한 공직선거법위반죄의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저해하고 공권력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돼 단기간에 밝혀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단기 공소시효에 의할 경우 처벌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취지에서 선거일 후 10년으로 공소시효를 정한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직선거법상 '지위를 이용하여'란 부분에 대해서는 "공무원이 공무원 개인 자격으로서가 아니라 공무원의 지위와 결부돼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며 "구체적인 사건에서 그 행위가 이뤄진 시기, 동기, 방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는 만큼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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