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쓰자더니 경찰에 제출?" 박나래 전 남친, 개인정보법 위반 피소
"근로계약서 쓰자더니 경찰에 제출?" 박나래 전 남친, 개인정보법 위반 피소
매니저 주민번호 등 불법 수집 의혹
수사기관 제출 목적 숨긴 '기망' 여부 쟁점

박나래 /연합뉴스
방송인 박나래의 전 남자친구 A씨가 매니저들의 개인정보를 속여서 수집한 뒤 이를 수사기관에 무단으로 넘긴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최근 A씨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서 시작됐다. 보도 등에 따르면, 박나래의 자택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A씨는 매니저 2명과 스타일리스트 1명에게 접근했다. A씨는 이들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해 필요하다"며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받아냈다.
그러나 해당 정보는 계약서 작성이 아닌 수사기관 제출용으로 사용됐다. A씨는 확보한 개인정보를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경찰에 넘겼으며, 정보를 제공한 매니저들은 자신들의 정보가 수사 자료로 쓰일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씨와 관련 공범들을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히며 법적 공방이 공식화됐다.
"수집 목적 속였다면 범죄"… 법조계, '부정한 수단' 취득 가능성 주목
법조계는 A씨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당시 고지한 목적과 실제 사용 목적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1호는 거짓이나 부정한 수단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판례는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판단할 때 수집 동기와 목적, 고유식별정보 포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8. 10. 18. 선고 2018고정195 판결). A씨가 근로계약서라는 거짓 명분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했다면, 이는 정보주체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기망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수집한 정보를 제3자인 경찰에 동의 없이 제공한 행위 역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은 정보주체의 동의 없는 제3자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비록 수사 협조라는 목적이 있더라도, 법령상 정식 절차나 영장에 의하지 않고 사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인천지방법원 2025. 10. 29. 선고 2025고정1497 판결).
"수사 협조" 정당행위 주장 통할까… 보충성·상당성 결여가 관건
A씨 측이 범죄 수사 협조를 명분으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를 주장하더라도 법리적으로 인정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당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단의 상당성과 보충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지방법원 판례(2023. 3. 23. 선고 2022고단5309)에 따르면, 정보주체에게 직접 동의를 받거나 수사기관이 법적 절차에 따라 수집하게 할 수 있었음에도 거짓으로 정보를 가로챈 것은 보충성 요건을 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2021. 9. 29. 선고 2020고정501) 역시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정보 유출 방지 조치 없이 정보를 제출한 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형사 책임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를 전망이다. 대법원은 수집된 개인정보가 정보주체의 의사에 반하여 유출될 경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8다222303 판결). 경찰은 향후 A씨를 소환해 개인정보 수집의 구체적 경위와 기망 의도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