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왜 안 챙겨” 라이터 켠 아빠… 자녀가 물 부어 껐다
“내 생일 왜 안 챙겨” 라이터 켠 아빠… 자녀가 물 부어 껐다
각티슈·부탄가스에 불붙여
자녀들이 물 부어 진화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다며 아파트에 불을 지르려 한 가장에게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내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유로 아내와 자녀들이 머무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려 한 가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범행 장소가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였다는 점에서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
생일 파티 안 해준다고 뿜어낸 분노
사건은 2025년 3월 29일 늦은 밤인 23시 46분경, 충북 진천군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피고인 A씨는 배우자 및 자녀들과 함께 해당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날 A씨는 가족들이 자신의 생일을 챙겨주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가족들을 향해 "다 같이 죽자"라고 소리치며 극단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그는 거실 TV 옆에 있던 각티슈를 거실 바닥으로 옮긴 뒤,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때마침 옆에 있던 자녀들이 불이 붙은 각티슈에 물을 부어 불을 껐지만, A씨의 난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주방에 있던 부탄가스통을 꺼내 들고 와 거실 벽면에 대고 가스가 새어 나오게 한 다음, 재차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다행히 거실 벽면을 보호하는 비닐 필름만 태운 채 불길이 주거지로 번지지 않고 꺼지면서 비극은 피할 수 있었다.

법원 "아파트 방화 죄책 결코 가볍지 않아… 인명 피해 없는 점 고려"
청주지방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한상원)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을 해치고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범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범행 장소가 다수인이 거주하는 아파트인 점, 범행 당시 피고인의 처와 자녀들이 모두 주거지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실형을 면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다행히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며 인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선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참고] 청주지방법원 제22형사부 2025고합162 판결문 (2025. 11.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