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주민번호 보내며 "돈 갚아라" 협박...가족 들먹인 추심, 범죄일까?
부모님 주민번호 보내며 "돈 갚아라" 협박...가족 들먹인 추심, 범죄일까?
동생 빚 때문에 가족 전체가 협박 시달려
채권추심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문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가족의 사진과 함께 욕설 문자를 받게 된 A씨. 집 나간 동생의 빚을 대신 갚으라는 협박이었다.
협박은 매일같이 이어졌고, 급기야 '가족 지인 얼굴을 박제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까지 문자로 전송됐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장 A씨 가족이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없는 걸까?
채무자 아닌 가족 협박은 명백한 범죄…'대신 갚을 의무 없어'
변호사들은 동생의 채무를 가족이 대신 변제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채무자가 아닌 가족에게 빚 독촉을 하며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범죄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약속의 조범수 변호사는 "가족들은 채무자가 아님에도 지속적으로 문자와 전화, 개인정보를 이용한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협박, 개인정보 관련 법률 위반, 채권추심 관련 법령 위반 등이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은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대신 변제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에 연락해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처벌한다.
법무법인 현림 윤상현 변호사는 "얼굴을 '박제'하겠다고 공개 협박한 것은 공갈·협박, 20통 넘는 문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절대 돈을 보내지 말고 모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민번호 유출, '재발급'만으론 부족…'번호 변경' 신청해야
특히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된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단순히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 것만으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정묵 변호사는 "주민등록증 재발급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주민센터에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등록, 엠세이퍼 명의도용방지 등도 바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 역시 "금융감독원에 전화해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를 즉시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면 명의도용을 통해 대출을 받거나 휴대폰을 개통하는 등 2차 금융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생 처벌, '개인정보 제공' 혐의로 접근해야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된 동생을 처벌하고 싶다는 A씨의 물음에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동생의 불법 도박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A씨에게 없는 만큼, '가족 개인정보를 넘긴 행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가족 및 지인 개인정보를 불법사채업자에게 넘긴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개인정보 제공 행위만으로도 고소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도 "가족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공한 경위나 다른 범죄행위가 확인된다면 별도로 법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며 우선 불법추심을 하는 상대방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