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도났는데 계약금 포기하라니”…내 집 마련의 꿈,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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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부도났는데 계약금 포기하라니”…내 집 마련의 꿈, 날벼락

2025. 09. 02 09: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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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부도에 따른 분양 계약 해지 논란…전문가들 “계약서상 ‘중대한 변경’과 ‘입주 지연 3개월’이 핵심 열쇠”

건설중인 아파트 시공사 부도 후 수분양자인 A씨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시행사는 "계약금을 포기하라" 한다. A씨가 소송하면 이길 수 있을까?/셔터스톡

시공사 부도 후 계약 해지 요구에 시행사 '계약금 포기하라' 통보…법적 쟁점은?


“시공사가 부도로 바뀌고 일부 계약 내용까지 변경된다는데, 시행사에서는 계약금 포기 없이는 해지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소송하면 이길 수 있을까요?”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던 한 아파트 수분양자의 절박한 질문입니다. 멀쩡하던 건설사가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고, 어렵게 정해진 새 건설사는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 시행사는 ‘계약금을 포기하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수분양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부도난 건설사, 바뀐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나?


사건의 주인공 A씨는 xx건설이 짓는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A씨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시공사인 xx건설이 부도 처리된 것이다. 공사는 중단됐고, 아파트 입주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A씨의 계획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몇 달간의 표류 끝에 지난 4월, ○○기업이 새로운 시공사로 정해지며 사업은 재개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안도도 잠시, 시행사는 오는 11월 재계약을 진행하며 일부 계약 내용을 변경하겠다고 통보했다. 시공사 변경도 모자라 계약 조건까지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에 A씨는 계약 해지를 문의했지만, “계약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해지는 절대 불가하다”는 차가운 답변만 돌아왔다.




시공사 바뀌면 무조건 계약 해지? 법의 벽은 높았다


많은 수분양자들이 오해하는 지점은 ‘시공사 변경’이 곧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 계약의 직접 당사자는 수분양자와 ‘시행사’이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시행사와의 계약을 통해 공사를 책임지는 주체일 뿐, 수분양자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있지 않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단순히 시공사 변경만으로 분양계약 해지는 가능하지 않다”며 “물론 분양계약서에 시공사 변경 시 해지권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있다면 가능하지만, 대체로 그런 계약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계약서에 특별한 조항이 없는 한, 시공사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금을 돌려받으며 계약을 없던 일로 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계약금 포기하라는 시행사…'이 두 가지' 확인하면 돌려받는다


그렇다면 A씨는 꼼짝없이 계약금을 포기해야만 할까?

변호사들은 두 가지 핵심 쟁점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바로 ‘계약 내용의 중대한 변경’과 ‘입주 예정일의 상당한 지연’이다.


법무법인 창경 김경수 변호사는 “시공사 변경과 더불어 일부 계약 내용까지 변경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만약 이 변경 사항이 아파트의 규모, 평형, 마감재 등 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면 시행사의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불리한 변경이라면, 시행사의 잘못을 물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열쇠는 ‘입주 지연’입니다. 시공사 부도와 교체 과정에서 공사 중단은 필연적이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입주예정일이 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분양계약서는 입주가 3개월 이상 늦어질 경우 수분양자에게 계약 해지 권한(약정 해지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행사 측이 ‘입주예정일은 변경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맞설 수 있어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모든 답은 ‘최초 계약서’ 안에…어떤 조항을 봐야 할까?


결국 A씨가 계약금을 지키기 위한 싸움의 성패는 ‘최초 분양계약서’에 달려있습니다. 법무법인 선 양유미 변호사는 “분양권 해지는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 해지할 수 있는 사안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서에 시공사 변경 가능성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입주 지연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계약 내용 변경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등을 법률 전문가와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소송의 첫걸음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간’도 중요하다고 경고한다.


김상훈 변호사는 “입주 지연으로 해지권이 발생했더라도, 해지권을 행사하기 전에 시행사가 새로운 입주예정일을 지정해버리면 해지권이 소멸할 수 있다”며 신속한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A씨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이제 법정에서 그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는 계약서의 작은 글씨와 법원의 엄정한 저울질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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