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이라더니 2000만원대 청구서…세금계산서 있으면 무조건 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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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이라더니 2000만원대 청구서…세금계산서 있으면 무조건 줘야 하나요?

2026. 09. 08 15:58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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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홍보 대가로 받은 물품, 뒤늦게 '미수금'이라며 내용증명 보내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거래처의 브랜드 홍보를 도와주는 조건으로 물품을 지원받았던 A사.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법무법인을 통해 약 2000만원의 물품 대금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상대방인 B사는 매출채권 원장과 세금계산서까지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A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돈을 주고 산 물품은 따로 정산해왔고, 문제가 된 물품 대부분은 광고·홍보를 해주는 대가로 받은 '지원' 또는 '교환' 물품이었기 때문이다.


A사에는 당시 담당자와 나눈 "지원으로 나간 게 맞다"는 카카오톡 대화와 "특정 일부 금액 외에는 다 지원 건"이라는 통화 녹음도 남아있다. A사는 이 돈을 내지 않아도 될까?


세금계산서 있어도 '거래의 실질'이 우선


세금계산서가 발행됐다는 사실만으로 대금 지급 의무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법원이 문서의 형식보다 당사자 간 합의된 '거래의 실질'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세금계산서가 존재하더라도 당사자 간의 실질적인 합의가 무상 지원이나 광고 협찬이었다면 대금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A사가 가진 카톡 대화와 통화 녹음이 채무가 없음을 다투는 데 아주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김병현 변호사도 "상대 회사의 매출채권 원장이나 세금계산서는 중요한 증거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실제 물품대금 채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법원은 세금계산서가 공급 사실을 증명하는 '보고문서'에 불과하며, 그 자체로 현재의 법률관계 존부를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즉, 실제로는 무상 지원이었는데 세금계산서가 발행됐다고 해서 없던 빚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지원' 언급된 카톡·녹취가 핵심…품목별로 대응해야


변호사들은 A사가 가진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녹음이 B사의 주장을 반박할 핵심 증거라고 봤다. B사 담당자가 직접 '지원', '교환'을 언급한 사실이 증거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대화 내용과 통화 취지가 그대로 확인된다면 지원분에 관하여 채무 부존재를 다퉈볼 수 있는 구조"라며 "승부는 지원분과 구매분의 경계를 품목 단위로 갈라내는 데서 난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제시됐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실제 구매 건과 지원·교환 건을 품목별로 분리한 표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며 "주문자, 단가, 출고일, 입금액 등을 연결하고 지원 건에는 관련 대화와 광고 이행자료를 대응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정진욱 변호사 역시 "보유한 전체 자료를 시계열에 따라 정리하여 매출채권 항목별로 대응 논리를 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세금계산서로 '이것' 했다면 불리할 수도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만약 A사가 과거 B사로부터 받은 세금계산서를 부가가치세 신고 등에 사용했다면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쟁점 세금계산서를 이의 없이 수령한 후 부가세 신고에 그대로 반영했다면 상대방 주장에 유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도 "당사가 매입세액 공제를 받았거나 미지급금으로 계상하였다면 불리한 정황이 되므로, 회계처리 내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원'을 약속한 B사 담당자의 권한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길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현재 단계에서 섣불리 채무 일부를 인정하기보다,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채무가 없음을 명확히 하는 답변서를 보내고 향후 소송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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