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지갑 돌려주려다 절도범으로…선한 의도가 범죄 혐의로 바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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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운 지갑 돌려주려다 절도범으로…선한 의도가 범죄 혐의로 바뀐 순간

2025. 10. 01 18: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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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주운 지갑, 돌려주려다 한 달 보관

경찰 조사에서 살아남는 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길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려다 한 달 만에 절도범으로 몰린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선한 의도가 어째서 범죄 혐의로 돌아왔는지, 그의 운명을 가를 법적 쟁점을 알아봤다.


사건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운전 중 도로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주인을 찾아주려 했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자, A씨는 우체통에 넣기로 마음먹고 지갑을 잠시 보관했다.


지갑의 존재를 까맣게 잊은 A씨는 며칠 뒤에야 기억해냈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반환을 또 미루고 말았다. 그렇게 한 달이 흐른 뒤, A씨의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으셔야겠습니다"라는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절도 아닌 점유이탈물횡령, 죄명이 다른 이유

A씨는 "훔친 게 아니라 주웠을 뿐"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절도죄'보다는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절도죄는 타인이 점유(사실상 지배)하는 물건을 훔쳤을 때 성립하지만, 길에 떨어진 지갑처럼 주인의 점유를 벗어난 물건을 가져간 행위는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의 박영재 변호사는 "가게 주인이 관리하는 공간에서 지갑을 가져갔다면 절도지만, 길 위에서 주인을 잃은 지갑은 법리적으로 다르다"며 "A씨의 경우 절도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운명 가를 '불법영득의사'

그렇다면 A씨는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게 될까. 여기서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열쇠, '불법영득의사'가 등장한다. 불법영득의사란 남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거나 처분해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를 말한다. 이 의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다.


법률사무소 예준의 신선우 변호사는 "유실물법상 습득물은 7일 내에 경찰에 제출해야 하는데, 한 달간 보관한 사실은 불법영득의사를 의심하게 만드는 매우 불리한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A씨의 선한 의도를 가리는 장막이 된 셈이다.


하지만 A씨에게는 이 불리함을 뒤집을 강력한 방패가 있다. 바로 지갑 속 현금이 단 한 푼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지갑 속 현금이 그대로 보존됐다는 점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객관적이고 강력한 증거"라며 "수사 초기부터 이 사실을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사 D-DAY, 일관된 진술이 운명을 바꾼다

이제 모든 것은 A씨의 입에 달렸다. 변호사들은 경찰 조사에서 일관된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황해서 말을 바꾸거나 불리한 사실을 숨기려 하면 오히려 의심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처음부터 우체통에 넣어 돌려줄 생각이었다'는 최초의 의도와, 반환이 늦어진 구체적인 경위를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대지 않은 현금이라는 객관적 증거와 일관된 진술이 결합될 때, 비로소 A씨의 진심이 법의 저울 위에서 무게를 얻게 될 것이다.


길에서 유실물을 발견했다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우체국에 신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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