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밖에 모르는데… 소년범에 '참교육' 벼르는 피해자, 돈 받을 길 열릴까
이름밖에 모르는데… 소년범에 '참교육' 벼르는 피해자, 돈 받을 길 열릴까
전문가들 “민사소송보다 형사절차 내 배상명령이 효율적”… 가해자 정보 몰라도 신청 가능

복잡한 민사소송 대신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비용 없이 신속하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소년재판 피의자 정보 몰라도 손해배상 가능… '배상명령' 제도 주목
“6개 사건이 병합될 정도로 죄질이 나쁜데, 소액이라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건 싫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제3자까지 끌어들인 점, 여러 사건이 병합된 점을 들어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당장 민사소송을 제기하기엔 눈앞이 캄캄한 현실이다.
가해자가 현재 소년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정작 피해자는 가해자의 이름 석 자만 알 뿐 주소나 연락처를 전혀 모르는 상황. 그는 “민사소송을 하려면 주소, 번호라도 알아야 하지 않나요?”라며 “어떻게 해야 민사소송을 걸 수 있냐”고 물었다.
이름만 아는 가해자, 소송 자체가 불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길은 있다. 민사소송을 제기하려면 소장에 피고(가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반드시 적어야 한다. 하지만 피고의 정보를 완벽히 알지 못해도 소송을 시작할 방법은 존재한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일단, 소장에 피고 정보를 아는 선까지만 기재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법원을 통해 가해자의 정보를 가진 기관, 이 사건의 경우 소년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인적사항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한 변호사는 “이후 취득된 피고 정보를 토대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소장을 피고에게 송달해준다”고 조언했다.
즉, ‘소장 제출 → 법원을 통한 사실조회 신청 → 정보 확보 후 당사자 정보 정정’의 단계를 거치면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게 드는 절차다.
민사소송이 유일한 길? 더 빠르고 쉬운 ‘배상명령’
전문가들은 복잡한 민사소송에 앞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제도를 활용하라고 입을 모은다. 바로 형사재판 절차 내에서 피해 보상을 함께 청구하는 ‘배상명령’ 제도다.
배상명령은 범죄 피해자가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가해자의 형사재판(소년재판 포함) 과정에서 법원에 직접 손해배상을 신청하는 제도다. 인지대 등 별도 소송 비용이 들지 않고, 한 번의 재판으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판결을 모두 받을 수 있어 신속한 피해 회복에 매우 효과적이다.
신청 방법도 간단하다. 가해자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1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배상명령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피해 금액을 입증할 자료를 첨부하면 법원이 범죄 사실과 함께 배상 책임 유무 및 그 액수를 판단한다. 확정된 배상명령은 민사소송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내 정보는 내가 찾는다’… 피해자가 직접 뛸 방법은?
배상명령 신청과 별개로,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의 정보를 확보할 방법도 있다. 형사사건의 피해자는 ‘피해자’라는 법적 지위를 활용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가해자의 인적사항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나 수사관에게 민사소송 제기 또는 배상명령 신청 목적임을 밝히고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재판이 시작된 후에는 법원에 ‘형사소송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통해 피의자 신문조서 등 가해자의 주소와 연락처가 기재된 서류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진행하려면 상대방의 정보를 알아야 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방법으로 소송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절차 진행에 있어 법률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장했다.
결론적으로, 가해자 정보가 부족해 막막했던 피해자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 가장 추천되는 방법은 현재 진행 중인 소년재판 절차 안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것이다.
만약 배상명령이 기각되거나 인정된 금액이 불충분할 경우, 그때 형사기록 열람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로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늦지 않는다.
법의 문을 두드리는 피해자의 손에, 복잡한 민사소송 서류 대신 간편한 배상명령 신청서가 먼저 쥐어져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