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집에 갔다가 '공갈' 피해자로? 홧김에 던진 계란의 대가
연인 집에 갔다가 '공갈' 피해자로? 홧김에 던진 계란의 대가
외도 목격 후 계란 던졌는데…'신고 협박' 돌변한 연인의 금전 요구

한 여성이 연인의 외도를 목격하고 홧김에 계란을 던졌다가 거액의 현금을 요구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연인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홧김에 계란을 던졌다가 되레 '신고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근거 없는 거액의 현금을 요구받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주거침입 등 일부 책임은 인정되지만, 상대방의 행위가 오히려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차분하고 기록에 근거한 대응을 주문했다.
"다른 여자와…" 무단 침입과 계란 투척, 그 법적 책임은
연인과 다툰 후 연락이 끊기자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의 집을 찾은 A씨. 하지만 그곳에서 다른 여성과 함께 있는 연인의 모습을 목격했다.
순간적인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A씨는 감정적으로 계란을 연인의 옷에 던졌고, 이 일은 곧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됐다. A씨는 즉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돌아온 것은 냉담한 반응과 법적 책임에 대한 추궁이었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이주한 변호사는 A씨의 행위에 대해 "무단으로 주거에 들어간 행위는 상대방의 명시적 동의가 없었다면 주거침입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고, 옷장에 계란을 묻힌 부분 역시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보아 재물손괴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라고 포괄적으로 설명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 역시 계란 투척에 대해 "사람의 신체(옷)에 직접 투척한 행위는 형법상 폭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재물손괴죄 성립 여부에 대해선 "귀하의 경우 옷에 투척한 것이므로, 세탁으로 원상회복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재물손괴죄 성립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법원은 과거 건물에 계란 30여 개를 투척한 행위가 건물의 효용을 해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 판례가 있다.
"벌금 낼래, 청소할래?"…돌변한 연인의 '공갈' 시그널
A씨의 사과 이후, 연인의 요구는 시시각각 변하며 A씨를 압박했다. 처음에는 "벌금 물래?", "집에 와서 청소할래?"라며 책임을 추궁하는 듯했지만, A씨가 청소업체 비용 부담 의사를 밝히자 요구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연인은 "빨래까지 직접 하러 오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같이 트라우마를 지우자", "네가 진취적으로 다시 나랑 잘해보려는 마음이면 봐줄 텐데"라며 관계 회복을 암시하며 A씨를 회유하려 했다.
하지만 A씨가 관계를 이어갈 마음이 없다고 선을 긋자 연인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그는 세탁 및 청소 비용이라며 아무런 영수증이나 견적서 없이 계산기 앱 화면만 캡처해 보내며 현금 지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돈을 보내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CCTV 사진까지 보내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법무법인 에이케이 하동균 변호사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며 신고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관계 재개를 압박하는 행위는, 사안에 따라 공갈이나 협박죄에 해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영수증 없는 현금 요구, 법적 의무 있나? 전문가들 "NO"
연인의 막무가내식 현금 요구에 A씨는 반드시 응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아니다"라고 답한다.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은 있지만, 그 범위는 객관적 증거로 입증 가능한 손해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상대가 세탁·청소 비용을 주장하면서도 영수증, 견적서, 실제 결제내역 없이 금액을 특정해 현금 지급만 요구한다면, 그 금액 전부를 그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현재처럼 '업체 통해 직접 결제하거나 증빙 확인 후 지급'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연인의 행위가 형법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법무법인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돈 안 주면 신고' 통지가 권리행사를 넘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 공갈(또는 협박)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하며 역고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거'가 무기…감정 대응 금물, "기록으로만 소통하라"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이 A씨에게 공통으로 제시한 해결책은 '기록'과 '차분한 대응'이다. A씨가 보관 중인 카카오톡 대화, 금전 요구 메시지, CCTV 협박 메시지 등은 향후 법적 다툼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게이트 정덕 변호사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 "현재 대응 방법으로는 상대방과의 모든 대화 내역과 금전 요구 메시지를 계속 보관하시고, 직접 연락보다는 내용증명을 통해 실손해 증빙 제출을 요청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주한 변호사 또한 장기적인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금 단계에서는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모든 의사표시는 기록에 남는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하면서도 손해배상 의사는 객관적 범위 내에서만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라고 종합적으로 조언했다.
결국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고 책임지되, 상대의 부당한 요구에는 증거를 기반으로 법적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이 될 수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