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도망간 사기꾼에게 소송하던 아버지의 사망⋯아들인 제가 대신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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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도망간 사기꾼에게 소송하던 아버지의 사망⋯아들인 제가 대신할 수 있나요?

2020. 12. 29 14: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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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사기당한 아버지⋯사기꾼은 소송 중 해외로 도피

최근 암 투병 끝에 아버지 사망⋯아들이 아버지가 제기한 소송 이어가도 될까

사기꾼 때문에 망가진 아버지의 삶. 소송을 진행하긴 했지만, 사기꾼은 법의 심판을 받기 전에 해외로 도망갔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꼭 사기꾼을 처벌하고 싶다. 자녀가 아버지의 소송을 이어서 하는 게 가능할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퇴직금 전부를 사기당한 아버지는 심한 자책과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암에 걸려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기꾼은 형사소송이 진행되던 중에 해외로 도망을 가버렸다. 검사는 이 사건을 기소중지 상태로 돌렸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를 알 수 없어 수사가 불가능할 때 검사가 수사를 중단하는 것이다.


함께 진행한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도피한 사기꾼에게 돈을 받을 방법은 없었다.


이런 상황을 옆에서 모두 지켜본 아들 A씨는 사기꾼 때문에 아버지의 삶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아버지가 고통스러운 암 투병 끝에 사망하자 사기꾼을 향한 원망은 더욱 커졌다.


이 사기꾼이 반드시 형사 처벌을 받게 하고 싶은 A씨. 아버지의 상속인인 자신이 이 형사소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민사소송 판결문을 바탕으로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피해자가 사망해도 사기 사건 수사는 그대로 진행돼

변호사들은 고소인(A씨 아버지)이 사망해도 수사가 진행된다고 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배우자와 직계친족도 고소권을 가지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은 "피해자가 사망한 때에는 그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는 고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해서 가해자의 범죄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대종의 박흥수 변호사도 "사기 사건은 피해자 생존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가 진행된다"고 했다.


특히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친고죄는 범죄 피해자나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즉, 사기 피해를 당한 아버지의 고소가 없더라도, 사기꾼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다.


모아 법률사무소의 김재문 변호사는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상속인들이 고소할 수 있다"며 "(이를 봤을 때)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황미옥 법률사무소'의 황미옥 변호사 역시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직계친족에게 고소권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취지에 비춰 볼 때, 고소인(피해자)이 사망하면 직계친족은 별도 고소 없이 피해자 지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승소한 민사 판결⋯'승계집행문' 받아 강제집행하면 돼

생전에 A씨 아버지는 사기꾼을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는 대여금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아버지가 사기꾼에게 돌려받을 돈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이를 바탕으로 사기꾼에게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가능하다. 법무법인 한경의 박도민 변호사는 "A씨가 해당 판결문을 바탕으로 승계집행문을 받아 사기꾼 재산을 강제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 아버지는 사기꾼에게 돈을 받아낼 법적인 권리가 있지만 사망했다. 이때 아들 A씨는 법원에서 그 권리를 아버지에게 넘겨받는다는 승계집행문을 받으면 된다는 취지다.


김명수 변호사도 "대여금 지급 판결은 소멸시효기간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0년"이라며 "이 기간 안에 사기꾼이 입국하거나 그의 재산이 발견된다면, 상속인들이 승계집행문을 받아서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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