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여학생에게 '나체 사진 보여달라' 했다가 압수수색…삭제했으니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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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여학생에게 '나체 사진 보여달라' 했다가 압수수색…삭제했으니 문제없다?

2026. 07. 21 16: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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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청물 제작 혐의로 휴대전화 포렌식…'피해자 진술만 있는 것 아니냐' 묻자 변호사들 '핵심은…'

온라인에서 여고생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남성이 아청법 위반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과 메시지를 주고받던 A씨. 어느 날 A씨는 여학생에게 나체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실제로 사진을 받았다.


A씨는 곧바로 사진을 지웠지만, 한 달 뒤 경찰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압수수색 영장에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등이 혐의의 근거로 적힌 것을 보고, 물증 없이 진술만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여겼다. 사진도 바로 삭제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보여달라" 한마디에 '아청물 제작' 혐의…집으로 들이닥친 경찰


A씨는 지난 2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에서 알게 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B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다. A씨가 먼저 B씨에게 알몸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두 사람은 서로의 나체 사진을 공유하고 영상통화도 했다.


이후 B씨가 A씨에게 교제나 성관계를 요구하며 강요와 협박을 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지난 3월, A씨는 B씨로부터 아청물 제작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현장에서 범죄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자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영장에 기재된 혐의 근거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위주인 점, 본인이 사진을 모두 삭제한 점을 들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삭제했으니 괜찮다"?…"포렌식 복구 가능성, 섣부른 부인은 위험"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사진을 삭제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변호사들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데이터가 복구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이미 삭제했더라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사진 원본이나 대화 흔적이 복구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섣부른 부인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 역시 "'삭제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선을 그었다. 나 변호사는 "지운 사진·영상도 포렌식으로 상당 부분 복원된다"며 "카카오톡 대화는 상대방 휴대전화나 서버에 남아 있을 수 있고, 본인 폰에서 안 나와도 상대방 쪽 자료로 정황이 채워진다"고 설명했다.


영장에 '피해자 진술'만?…가장 위험한 건 '요청' 행위 자체


A씨가 주목한 '피해자의 진술'이라는 영장 문구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유죄의 증거가 아니라 수사를 위한 필요성이 소명될 때 발부된다는 것이다.


나상호 변호사는 "영장에 진술과 정황을 든 것 자체가 아직 물증은 부족하다는 방증으로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그래서 지금 휴대폰을 가져가 포렌식을 하는 것이다. 물증을 만들려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변호사들은 이 사건에서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할 부분은 A씨가 B씨에게 '보여 달라'고 먼저 요청한 행위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 제작죄는 상대가 스스로 찍어 보냈더라도, 촬영을 유도하거나 요구한 정황이 있으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파노 법률사무소 송동민 변호사는 "'보여달라'는 등의 말이 있을 경우 성착취물 제작으로 의율될 가능성이 있고, 법정형이 5년 이상 징역으로 매우 중하다"고 경고했다.


"상대방이 먼저 사귀자고 협박했는데"…대응 전략은


A씨는 B씨가 이후 자신에게 교제를 강요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정이 처벌을 피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법무법인 새별 박준성 변호사는 "이후 여학생이 '사귀자, 성관계를 맺자'며 협박했다는 정황은 사건의 경위나 양형(참작 사유)에는 참작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이미 성립한 아청물 제작 혐의 자체를 무효화해주지는 않으므로, 진술 시 맥락을 정교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변호사들은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중대 사안인 만큼,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포렌식 과정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참여권을 포기할 경우 불이익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 역시 "포렌식 데이터 선별 절차에 참관하여 불리한 증거 추출에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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